쓰러진 벼 많아 생산량 저하 조생종 콩 괴사로 전멸 상태
올봄 냉해와 여름철 폭염에 이어 장기간의 가을 강우까지 겹치면서 농작물 피해가 크게 늘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농작물 수확기에 비가 계속 내리면서 벼를 비롯한 논콩과 과일, 채소류 등이 큰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내 최대 농업도시인 상주시의 경우 본격적인 농작물 수확철인 요즘 황금빛이어야 할 들판이 비에 젖어 검붉은 색으로 변했다. 상주지역은 지난 9월 20일부터 10월 17일까지 강우 일수 16일, 강우량 280mm 이상, 10월 1일부터 17일까지는 강우 일수 13일, 강우량 230mm 이상으로 거의 매일 비가 내렸다.
이때문에 쌀 과잉생산으로 정부가 타작물 전환을 권유한 논콩의 피해가 심각하다. 조생종 콩(선유2호 등)은 수발아와 괴사현상 등으로 전멸 상태이며, 대부분 수확이 불가능하다.
중만생종(선풍 등)도 피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상주지역 500여 농가가 750ha 정도를 재배하는 논콩은 조생종이 15%, 중,만생종이 8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주력품목인 벼 역시 수발아와 도복(쓰러짐)에 깨씨무늬병까지 만연해 수확량과 품질 저하로 소득 감소는 물론 수매·유통 등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수발아와 깨씨무늬병이 든 벼는 도정할때 수량도 줄어들지만 싸라기 등이 많아 ‘완전미’ 비율이 현격히 떨어진다. 조속히 벼를 수확해야 하지만 끊임없이 비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논 작업환경과 농기계(콤바인) 수급, 벼 건조 등 모든 여건이 여의치 않아 업친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상주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의 경우 전년 동기 1일 1만포(40㎏ 단량) 정도 반입되던 산물벼가 올해는 5분의1 수준인 2000여포에 그쳐 벼 수확의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산물벼를 수매하는 농협도 농민들의 사정을 감안해 무조건 수매해야 하지만 도정 후 판매시 문제점 등을 고려하면 매우 난감한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4일 깨씨무늬병을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농약비·대파비·생계지원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며, 지자체는 피해 상황을 정밀조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실제 피해 보상범위는 손실 정도에 턱없이 못미칠 것이라는 것이 농업인들의 의견이다.
수확철 집중 강우는 벼와 논콩 등에만 피해를 입힌 것이 아니라 일반 과일과 감, 마늘, 채소류 등 농작물 전반에 걸쳐 피해를 키우고 있다. 볏짚을 주 조사료원으로 사용하는 축산농가까지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글·사진/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