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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도동항 개항 100년, 환상의 빛으로 물들다… 입체영상 미디어파사드 시험 운영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5-10-19 09:39 게재일 2025-10-2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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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아름답다” 주민·관광객 감탄
울릉도 도동항 절벽에 설치된 입체영상 미디어파사드 아름다운 울릉도이미지와 캐릭터를 형상화 한 화면. /울릉군 제공

울릉도 도동항이 개항 100년을 맞아 환상적인 빛의 무대로 탈바꿈하고 있다. 

군은 14일 오후 7시부터 약 1시간 동안 도동항 여객선터미널 인근 해안 절벽을 배경으로 ‘입체영상 미디어파사드(Media Facade)’ 시험 운영을 진행했다.

이날 도동항 일대는 어둠이 내려앉자 화려한 영상과 조명이 절벽을 수놓으며 장관을 연출했다. 울릉도의 사계절 풍경, 해안 절벽, 바다의 파도, 그리고 ‘오늘도 너라서 빛난다. 추억이 되는 울릉도’라는 문구가 송출되자 현장을 찾은 주민과 관광객들은 연신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울릉도 도동항 절벽에 설치된 입체영상 미디어파사드 아름다운 울릉도바닷속을 형상화 한 화면. /울릉군 제공

현장에 있던 주민 이모 씨는 “정말 환상적이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느낌”이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부산에서 가족과 함께 울릉도를 찾은 하모 씨는 “도심에서도 보기 어려운 미디어파사드를 섬에서 본다는 게 꿈만 같다”며 “앞으로 도동항이 밤마다 빛의 명소로 떠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미디어파사드는 도동항 우안 산책로 절벽(가로 60m·높이 40m)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활용한 국내 첫 ‘자연지형형 미디어파사드’로 평가받는다. 울릉군은 총 15억6000만원을 투입해 LED 전광판과 고성능 프로젝션 장비를 설치, 절벽 표면에 3D 입체영상(아나몰픽 기법)을 투사한다.

울릉도 도동항 절벽에 설치된 입체영상 미디어파사드 도동항 개항 100년 홍보 영상. /울릉군 제공

이 기법은 영상 속 파도나 고래가 실제로 화면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듯한 착시 효과를 주며, 관람객에게 생생한 공간감을 선사한다. 울릉도의 사계절, 해안 절경, 주민 삶의 모습이 음악과 함께 절벽에 그려져 ‘자연과 기술이 만나는 예술의 무대’로 탄생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암반 사면이 울퉁불퉁하고 송출 거리가 길어 고난도의 장비 세팅이 필요하지만, 그 덕분에 일반 도심 미디어파사드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는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울릉도 도동항 절벽에 설치된 입체영상 미디어파사드 불꽃놀이 현상화 화면. /울릉군 제공

이번 사업은 단순한 조명 연출이 아니라 ‘야간 관광 자원화’를 위한 전략적 시도다. 울릉군은 도동항의 낮과 밤을 연결해 관광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야경 도시 울릉’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울릉군은 미디어파사드 완공 시점을 11월 말로 예상하고 있다. 점등 이후에는 사계절 울릉도의 풍경을 중심으로 계절별 테마 영상, 축제 홍보 콘텐츠, 주민 참여형 영상 등으로 상시 송출 콘텐츠를 구성할 예정이다.

울릉도 도동항 절벽에 설치된 입체영상 미디어파사드와 울릉읍 시가지. /울릉군 제공

또 옥외 스피커를 연동해 산책로를 걸으며 영상과 음악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하며, 인근 도동항 상가·숙박업소·카페 등과 연계한 야간 상권 활성화도 기대된다.
군은 이곳을 단순한 영상 전시장에 그치지 않고, ‘빛과 예술, 관광이 어우러진 열린 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울릉도의 천연 암벽 위에 비추는 빛은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미래 관광의 상징”이라며 “울릉공항 개항과 100만 관광객 시대를 맞아, 누구나 밤에도 걷고 싶은 환상의 섬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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