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최초 주민, 최종덕의 삶을 기록하다” 독도최종덕기념사업회, 독도 정주 100주년 기념 출판
독도의 역사와 영토 수호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책이 출간됐다. 독도최종덕기념사업회는 독도의 최초 주민으로 불린 고(故) 최종덕 선생의 삶과 업적을 담은 신간 '어부지용(漁夫之勇)'을 최근 발간했다고 밝혔다.
최종덕 선생은 1925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울릉도로 이주한 뒤, 1960년대부터 독도에 정주하며 20여 년 동안 어업과 생활 기반을 일궜다. 그는 오징어 집어등과 도르래 장치 등 다양한 발명품을 고안하고, 전복 양식과 염장 미역 생산을 시도하며 독도에서의 새로운 어업 방식을 개척했다.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 주민등록을 독도로 옮겨 국제법상 ‘인간의 거주’ 요건을 충족시킴으로써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몸소 증명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조업 중 위험에 처한 어민들을 보호하고, 독도의 주요 시설물 공사에 참여하는 등 ‘독도의 수호자’로서 헌신했지만, 1987년 태풍 ‘셀마’로 모든 것을 잃은 뒤 재건을 준비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끝내 독도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번에 출간된 ‘어부지용’은 그간 제대로 기록되지 못한 최종덕 선생의 생애를 가족과 동료 어민, 해녀와 잠수부들의 구술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책의 제목 ‘어부지용(漁夫之勇)’은 ‘어부가 물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라는 뜻으로, 척박한 섬에서 삶의 터전을 일군 개척자이자 탐험가로서의 용기를 상징한다.
올해는 최종덕 선생 탄생 100주년으로, 이번 출간은 독도 정주 역사를 기념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울릉군은 이를 기리기 위해 ‘어부지용 특별전’을 5월 1일부터 2026년 4월 30일까지 독도박물관에서 1년간 개최하며, 그의 생애와 업적을 조명할 예정이다.
추천사를 쓴 이상휘 국회의원(포항·울릉)은 “최초의 독도 주민 최종덕의 삶은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증명하는 확실한 근거”라며 “그의 헌신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독도를 지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남한권 울릉군수도 “이번 책은 정치·외교의 담론을 넘어 독도의 생활사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며 “독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해선 독도최종덕기념사업회 회장은 “최종덕은 가족과 함께 독도에 거주하며 24년을 살아낸 최초의 주민이었다”며 “이번 책과 전시를 통해 국민 모두가 독도의 현대사를 바로 알고 계승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기념사업회 측은 “'어부지용'은 단순한 인물 전기가 아니라, 독도가 단순한 바위섬이 아닌 ‘사람이 살아온 공간’임을 보여주는 역사적 기록”이라며 “독도를 사랑하는 국민 모두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전했다.
‘어부지용’은 독도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삶의 터전을 일구고, 독도를 ‘사람이 사는 섬’으로 만든 한 어부의 도전과 응전을 통해 독도가 대한민국의 땅임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이다.
한편, ‘어부지용’ 출판기념회는 18일 울릉군 독도박물관에서 열리며, 출판기념식과 함께 ‘어부의 길, 독도의 사람들’ 주제 특별 강연과 영상 상영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