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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군 초등학생 수, 20년새 60% 급감…‘인구소멸 위기’ 현실로

전병휴 기자
등록일 2025-10-09 12:30 게재일 2025-10-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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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844명 → 2025년 725명…교육 격차 및 지역 공동체 붕괴 우려 심화

고령군의 초등학생 수가 지난 20년 사이 6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학령인구 감소가 지역 소멸의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고령군 교육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6년 1844명에 달했던 지역 초등학생 전체 인원은 2025년 현재 725명으로, 19년 만에 1119명이 줄어들었다. 이는 지역의 시초 학교 역할을 해 온 고령초등학교 학생 수가 같은 기간 942명에서 333명으로 줄고, 다산초등학교가 523명에서 249명으로 감소하는 등 지역 모든 학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급격한 학생 수 감소는 이미 지역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1982년 우곡면 회천초등학교를 시작으로 2013년까지 총 17개의 초·중·고교가 ‘폐교’라는 이름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며, 남아있는 학교들 역시 소 규모화 되면서 존립의 기로에 서 있다.

전문가들은 학령인구 감소가 단순히 학교 하나의 문제를 넘어, 교육 격차 심화와 지역 공동체 붕괴를 가속화한다고 지적한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이 어려워지고, 또래 집단 형성 기회가 줄어들면서 젊은 학부모 세대가 자녀 교육을 위해 인근 대도시로 이탈하는 악순환이 고착화된다는 것이다.

고령군은 그동안 교육경비 보조금 증액, 장학 사업, 지역 특화 역사 교육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펼쳐왔으나, 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에서는 기존의 지원책을 넘어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가야의 역사·문화 자산을 활용한 ‘전국 단위 특성화 학교’ 유치나, 미래 산업과 연계한 ‘소규모 스마트 스쿨’ 육성 등, 도시 학생들의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과감한 역발상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군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는 고령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농어촌 지역이 겪는 심각한 문제”라며 “중앙정부, 교육청과 긴밀히 협력하는 동시에, 고령만이 가진 장점을 활용한 차별화된 교육 정책을 수립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병휴기자 kr583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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