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출마예정자 촉각
7일간의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대구·경북(TK) 정치권은 추석 민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석 연휴동안 TK지역 최대 이슈는 단연 내년 지방선거다. 보수 성향이 강한 TK지역민들은 출범 4개월을 맞이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활발히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비 후보들 본격 이름 알리며
지방선거 분위기 한층 더 후끈
건강회복 李지사 3선 도전 관심
대구시장 후보군 20여명 달해
출범 4개월 李대통령 국정운영
사법•언론개혁 찬반 설왕설래
1일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현수막이 대거 걸리는 등 지방선거 분위기가 일찍 달아올랐다. 추석을 기점으로 내년 지방선거 열기가 한층 더 과열될 수 있다”며 “이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도 추석 밥상에 오르내리면서 TK민심을 살피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평가가 어떤가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TK 추석민심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 이재명 정부에 힘을 보탠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선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TK에 여당 깃발을 꽂으려고 표밭을 다지고 있는 민주당 예비후보들에게는 ‘호재’지만 국민의힘엔 위기다.
반대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TK민심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앞장서 이 대통령과 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이룰 수 있다. 이 대통령 국정운영 방식에 부정적 목소리가 압도적이라면 ‘국민의힘 공천을 받으면 당선’이라는 공식이 또 다시 성립하게 될 상황이라 결국 지방선거에 나서는 국민의힘 예비후보들 간 경쟁이 더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이기에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TK출마 예정자들에게 이번 추석 민심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벌써부터 지방선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TK지역 곳곳에서 지방선거 출마 예비후보자들이 경쟁적으로 현수막을 내걸며 이름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전통시장을 돌며 밑바닥 민심을 다지려는 출마 예정자들도 많다. 추석 민심이 향후 본격화될 경선 레이스의 판세를 미리 보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밑바닥 민심 다지기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3선 도전 여부, 공석이 된 대구시장 후보는 누가 될 지 등도 주요 화젯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도지사 선거는 현재 이철우 지사가 건강회복 소식을 전하며 활발한 도정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잠재 후보군들은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실제 잠재 후보군들은 이 지사가 3선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지사가 3선 도전을 포기할 경우 국민의힘 3선 의원들은 물론 3선으로 임기가 끝나는 기초단체장 간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장의 경우 후보군이 20여명에 달하는 가운데 주요 후보군들의 장단점을 비교하며 대구시장 후보군에 대한 논의가 추석 밥상 머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당 차원의 대응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기간 이 대통령과 여당의 사법부탄압과 사법체계 개혁을 ‘삼권분립 붕괴’, ‘독재 체제 구축’으로 규정하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또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에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경선 개입 의혹을 덧붙여 싸잡아 비판하며 여권의 실정도 집중적으로 부각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사법·언론 개혁에 대한 민심을 연휴기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추석 민심 등 여론 동향을 살피며 대법관 증원 등의 내용을 담은 사법개혁 관련 입법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