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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학 대구 대표 원로 시조시인 열한 번째 시조집 ‘세종의 처방전’ 출간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5-09-30 18:37 게재일 2025-10-0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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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자모 68개 소리 시적 화두 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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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학 시조시인

대구 지역을 대표하는 원로 시조시인 문무학이 열한 번째 시조집 ‘세종의 처방전’(책만드는집 펴냄)을 발간했다.

이번 시조집은 2009년 첫 시집 ‘낱말’을 시작으로 한글의 구조적 아름다움을 탐구해온 ‘한글 연작’의 연장선에 놓인다. 특히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정신을 계승해 한글 자모의 초성·중성·종성 68개 소리를 시적 화두로 삼아, 현대어가 직면한 언어적 혼란과 소통의 문제를 날카롭게 성찰한다.

수록작 ‘세종의 처방전 -첫소리 ㄲ’에서는 “깔끔 깨끗/ 한글에 쌍기역 많은 것은/ 기역 한 번 써서는 모자라기 때문”이라며 축약과 생략이 만연한 세태를 은유적으로 비판하고, ‘-가운뎃소리 ㅏ’에서는 “아/는 여는 소리/ 닫힌 것들 열어준다/ 아침이 하루 열고/ 아지랑이 봄을 열 듯/ 사람의 아름다움은/ 고운 말로 열린다”고 노래하며, 모음 ‘ㅏ’의 개방성과 소통의 역할을 강조한다.  또한 ‘-끝소리 ㄶ’에서는 “겹받침 ㄶ은/ 끊을 것 뚝 끊어내고/ 많아야 할 것은/ 떠받쳐 많게 하니”라며 받침의 기능적 역할을 시적 사유로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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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학 시조시인의 열한 번재 시조집 ‘세종의 처방전’. 

전 작품은 단수로 종결되며, 부록으로 ‘처방 외전 12첩’을 수록해 시적 배경이 된 이론적 근거와 시인의 약력을 덧붙였다.

문학평론가 박진임은 “문무학의 시조는 옥타비오 파스가 경고한 언어 훼손의 문제를 치유하려는 문학적 처방전이자,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가교로서의 시조가 지닌 사명을 오롯이 구현한 작품”이라 평하며 “대들보 같은 전통을 견고히 지키면서도 회벽을 새로이 칠하는 목수의 마음으로 현대 시조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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