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대명9동의 주민 봉사 모임인 ‘이승사자단’이 최근 쓰레기 더미 속에서 홀로 생활해오던 70대 독거노인을 구조했다.
23일 대구 남구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대명 9동의 한 다가구 원룸 거주 중이던 A씨의 집 내부에는 무속 관련 물품과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고, 이불조차 오염돼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를 발견한 집주인은 즉시 대명9동 행정복지센터 맞춤형 복지팀에 위기 상황을 전달했다.
구조된 A씨는 부양의무자나 돌봐줄 보호자도 없는 상태였다. 무속인으로 그동안 신을 모시며 살아왔으나 최근 정신상태가 불안정해졌고, 피를 토하는 증상과 무릎관절염으로 거동도 크게 불편한 상태였다.
신고를 접수한 대명9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이승사자단’은 즉시 현장에 투입돼 쓰레기와 오염물을 정리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했다. 이와 함께 행정복지센터 담당자는 노인을 병원에 연계해 치료받을수 있도록 지원했다. 퇴원 후 생활 안정을 위해 병원용 침대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사례는 집주인의 세심한 관심과 이승사자단의 신속한 활동이 더해져 위기 상황을 조기에 발견하고 구조할 수 있었던 대표적 민관 협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대명9동 행정복지센터는 주민과 이승사자단, 민간기관이 함께 힘을 모아 위기 상황에 놓인 이웃이 결코 방치되지 않도록 촘촘한 돌봄 체계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현정 대명9동장은 “이웃의 작은 관심과 지역 봉사단체의 발 빠른 실천이 모이면 큰 기적을 만들 수 있다”며 “이승사자단과 함께 복지 사각지대를 세심하게 살피며 안전망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승사자’는 저승사자의 반대말로, 어려운 이웃이 이승에서 잘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대명9동의 주민 봉사 모임이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