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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與 입법 독주 결사 저지”… 장외 투쟁·무한 필리버스터

고세리 기자
등록일 2025-09-21 19:36 게재일 2025-09-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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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서 국민 규탄대회
민주, 정부조직법 개정·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처리 예고
25일 대전서 현장 최고위원회의 개최 27일 서울 대규모 집회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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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정부의 야당탄압과 독재정치를 규탄하며 21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5년 8개월 만에 장외투쟁에 나섰다. 장동혁 대표가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국민의힘이 정부·여당의 국정운영 방식을 ‘입법 독주’로 규정하며 장외집회와 필리버스터를 앞세운 전방위 투쟁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5일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결사 저지’를 천명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21일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를 열고 장외투쟁의 서막을 알렸다. 지난 2020년 1월 광화문 집회 이후 약 5년 8개월 만에 열린 대규모 장외집회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는 25일에는 대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27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 민심을 겨냥한 총력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당이 추진 중인 정부조직법 개정안에는 △검찰청 폐지 및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신설 △기획재정부의 기획예산처·재정경제부 분리 △금융감독위원회 신설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이 담겼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에서 해당 개정안을 단독 의결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검찰청 폐지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재명 대통령을 수사한 검찰에 대한 보복”이라며 형사사법체계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 설치법에 대해서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몰아내기 위한 위인폐관(爲人閉官) 입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 카드로 맞서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전날(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할 계획”이라며 “민주당의 집권 연장을 위한 일방 독주에 맞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특정 법안뿐 아니라 모든 법안에 대한 ‘무한 필리버스터’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24시간 가능해 민주당의 법안 통과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법안 처리를 지연시킬 수 있다. 또 이러한 전략이 본회의를 주재할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한 압박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과 대법관 증원 추진도 ‘사법부 장악 시도’로 규정하고 약 6년 만의 장외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야당을 없애기 위한 작업을 하는 여당과 무슨 대화를 할 수 있겠느냐”며 강경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상임위원장을 맡아 본회의 상정이 어려운 정무위·기재위 소관 법안 11개를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패스트트랙은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5분의 3(180명) 찬성으로 지정할 수 있고, 최장 330일 이내에 처리된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총력전에 나선 배경에는 민주당의 ‘내란당’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당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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