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장소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였던 ‘제17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별 탈 없이 마무리됐다. 퀴어행사 주최 측과 충돌을 우려했던 ‘대구·경북 퀴어 반대 국민대회’ 집회도 문제없이 끝났다.
축제는 20일 정오부터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 대신 중앙네거리와 공평네거리 사이 3개 차로에서 진행됐다. 당초 축제 조직위는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집회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1개 차로로 장소를 제한한 데 이어 법원도 조직위 측의 집회 제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장소를 변경했다.
주최 측 추산 이날 행사장에 2000여 명이 다녀간 이번 축제에는 오전부터 무대와 작년보다 2배가량 늘어난 90개의 부스를 설치하고 개막식 등 행사가 진행되면서 성수자들과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어 축제 참가자들은 공평네거리∼봉산육거리∼반월당네거리 총 2.4㎞ 거리 퍼레이드를 벌였다. 집회는 오후 6시 40분쯤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반대 측 집회 참가자들이 축제 행사장 인근으로 몰려들면서 잠시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반대 집회 참가자 70여 명이 오후 3시 40분쯤 피켓을 들고 퀴어 축제장 인근으로 행진했지만, 경찰이 상황 정리에 나서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이들은 퀴어축제 행진 예정 지역 곳곳에 집회 신고를 마친 상태였다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우리는 1년에 단 하루, 이 짧은 시간을 위해 국가 권력과 싸우며 시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참석자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한 만큼 자긍심 넘치는 행진을 이어가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대구경북 퀴어 반대 국민대회’ 집회가 반월당역 인근 달구벌대로에서 열렸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가 주최하고 대구경북 다음세대지키기학부모 연합,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가 주관한 ‘대구·경북 퀴어(동성애) 반대 국민대회’는 주최 측 추산 500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흰 티셔츠를 맞춰 입고 ‘퀴어(동성애)반대’, ‘차별금지법·평등법 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