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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안녕, 로버트 레드포드

홍성식 기자
등록일 2025-09-17 17:29 게재일 2025-09-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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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기획특집부장

지금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된 1970년대 영화팬들에겐 로버트 레드포드란 이름이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가슴에 새겨져 있다. 찰랑이는 금빛 머리칼에 훤칠한 키, 매력적인 눈웃음의 미남자로 또래 소녀들을 매혹한 그는 빼어난 연기력까지 갖춘 걸출한 배우였다.

 

한국에서도 개봉돼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내일을 향해 쏴라’와 ‘스팅’에선 또 다른 미남배우 폴 뉴먼(2008년 사망)과 호흡을 맞춰 영화가 줄 수 있는 즐거움의 최대치를 관객들에게 선물한 로버트 레드포드. 그가 죽었다. 

 

16일 미국 캘리포니아 자신의 집에서 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뉴욕타임스’ 등의 외신을 통해 알려졌고, 연이어 한국 언론도 앞다퉈 이를 보도하고 있다.

 

MZ세대에겐 낯선 이름이겠지만 전성기 때 로버트 레드포드의 인기는 현재 할리우드 최고의 인기배우로 불리는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를 훌쩍 넘어섰다. 

 

배우만이 아니라 감독과 제작자로서도 높은 성취를 이뤄낸 로버트 레드포드는 자신의 진보적 정치 성향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반전·평화운동과 환경운동에도 나섰고, 거기서 이뤄낸 성과로 세계가 권위를 인정하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비교적 순탄하고 행복한 삶이었으나, 지울 수 없는 슬픈 그림자도 있었다. 5년 전 아들인 제임스 레드포드가 병을 앓다가 먼저 사망한 것. ‘죽은 자식은 땅이 아닌 부모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미국이라고 다를까? 

 

만약 ‘저세상’이란 게 있다면 젊은 날처럼 백만 달러짜리 환한 웃음 지으며 그리워했던 아들을 다시 만나 안아보기를. 전 세계 영화팬들과 함께 그의 명복을 빈다. 이젠 안녕, 로버트 레드포드.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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