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반 사전예방 중심 감사로 회계 투명성 제고
경북교육청이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처음으로 도입한 ‘디지털 감사’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며 교육행정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16일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두 달간 실시된 이번 감사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최신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기존의 사후 적발 중심 감사에서 벗어나 사전 예방 중심의 감사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경북교육청은 △시나리오 기반 디지털 감사 △감사 이력 관리 자동화 △AI 일상감사 2.0 등 세 가지 중점 과제를 설정, 모든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특히 ‘시나리오 기반 디지털 감사’ 분야에서는 회계, 예산, 재산, 학사 등 주요 행정 영역에서 총 10개의 감사 시나리오와 5개의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했다. 이 중에서도 공무원의 회계 부정을 가정한 시나리오는 회계시스템의 허용 범위를 악용해 교직원이 부정을 저지를 수 있는 실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현장성과 실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사례도 있었다.
디지털 감사반은 도내 전체 학교 회계를 대상으로 주요 교육정보시스템에서 데이터를 추출·분석한 결과 한 학교의 행정실 직원이 공공급식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 즉각 감사에 착수한 결과 해당 직원은 납부기한이 임박한 고지서의 연체료 부과를 막기 위해 자신의 계좌에서 수수료를 먼저 납부한 뒤 동일 금액을 다시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교육청은 이는 횡령 목적이 아닌 단순 회계 문란 행위로 판단하고 감사처분 기준에 따라 조치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금액의 많고 적음과 관계없이 단 한 건의 경미한 회계 부정도 반드시 적발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며 “도내 전체 학교에서 단 1건의 회계 문란 행위만 있었다는 것은 경북교육청의 회계 운영이 매우 건전하고 투명하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민·관 협업을 통한 데이터 활용 감사도 진행됐다.
경북교육청은 국내 굴지의 전자상거래 기업과 협력해 관내 학교의 온라인 포인트 사용 실태를 점검한 결과 무려 3억 원 상당의 미사용 온라인 적립금을 찾아내 교육재정으로 환수했다.
이는 전국 243개 지자체와 17개 시·도교육청 중 최초로 실시된 민·관 협업 데이터 활용 감사 사례로 디지털 감사의 확장 가능성과 실효성을 입증한 계기가 됐다.
감사 이력 관리 자동화 분야 개선도 이뤄졌다.
경북교육청은 지능형 종합감사시스템에 등록된 감사 이력을 기관 홈페이지와 자동 연계되도록 기능을 개선해 감사 결과 공개와 관련 업무의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임종식 교육감은 “청렴한 경북교육, 나아가 청렴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청은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데이터 활용 방안을 확대해 학교 업무 경감과 감사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