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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법 개정 강행… 협치 깨졌다” 국힘 장외투쟁론 솔솔

고세리 기자
등록일 2025-09-14 19:19 게재일 2025-09-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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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우파’ 연대론 공개거론 
민생경제협의체 앞세워 압박 강화
본회의 처리 강행땐 ‘보수 대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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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야당 탄압 독재정치 규탄 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본회의에서 합의를 파기하고 이른바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사실상 원안대로 처리한 이후, 국민의힘이 강경 대응을 모색하며 장외투쟁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아스팔트 우파’와의 연대 여부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국회 본청 앞 에서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를 열고 여당의 특검법 개정 강행을 규탄했다. 당 추산 1만5000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야당탄압 독재정치 정치보복 규탄한다”, “야당 말살 특검 악법 대통령은 거부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장동혁 대표는 “용산의 대통령 이재명, 여의도 대통령 정청래,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 그러나 대한민국의 보이지 않는 대통령은 개딸”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강성 당원이 반대한다고 약속을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엎는 당 대표를 인정할 수 있느냐”고 민주당을 공격했다.

이 자리에서는 ‘우파 연대론’도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임이자(상주·문경) 의원은 “민주당은 전교조, 민노총과 똘똘 뭉쳐 우리를 겨냥하는데 이제 우리도 뺄셈 정치를 그만하자”며 “전광훈 목사가 극우라고, 전한길 강사가 더 나갔다고, 이준석이 결이 다르다고 뺄셈 정치하면 진다. 작은 차이는 극복해 뭉쳐서 싸우자”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장외투쟁 필요성이 계속 거론된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광장으로 나가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장외투쟁을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법안과 검찰청 폐지를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이달 25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할 경우, 대규모 장외집회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의도와 무관하게 아스팔트 우파와 결합한 것으로 비칠 수 있어 부담도 있다. 실제 지난 집회에서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부정선거 발본색원’, ‘윤 어게인’ 등 강경 보수 구호가 적힌 현수막과 손팻말이 등장했다. 자칫 이들이 부각될 경우 민주당이 주장하는 ‘극우 세력 결집’ 프레임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이 지도부의 고민이다.

장 대표는 당 대표에 당선되면서 “모든 우파시민과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나 아스팔트 우파와 거리를 두는 행보를 보여왔다. 윤 전 대통령 면회는 아직 실행하지 않았고, 전한길 씨도 배제하고 있다. 친한계와 찬탄계 등에서는 극우 세력과의 결합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당분간 여야 합의로 출범한 민생경제협의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며 민주당에 협치를 압박할 계획이다. 협치가 무산될 경우 여당의 독주를 부각하며 장외투쟁 명분을 쌓는다는 전략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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