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검찰개혁 등 입법 신속 추진 국힘 필리버스터 등 견제 전망 11일 권 체포동의 표결 ‘긴장감’
22대 국회 두 번째이자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가 1일 개막했다. 여야는 개회식부터 민주당은 한복, 국민의힘은 검은 상복을 입고 극명한 온도 차를 드러내며 신경전을 벌였다. 향후 100일간 입법·예산을 둘러싼 여야의 치열한 대치가 예고된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본회의장에서 제429회 정기국회 개회식을 열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사전에 화합과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담아 의원들에게 한복 착용을 권유했고, 자신도 은회색과 보랏빛이 감도는 한복을 입었다.
민주당 의원 대다수는 우 의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한복을 착용했다. 일부 의원은 갓을 쓰거나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저승사자 복장을 연상시키는 복장을 착용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에 ‘근조(謹弔) 의회 민주주의’ 리본을 달고 참석했다. 최근 본회의에서 부결된 인권위원 선출안과 ‘방송 3법’, 노란봉투법 단독 처리에 항의하는 의미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 정권의 독재 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에 “국민의힘에 상사가 발생한 줄 몰랐다. 부고를 내주시면 조문하겠다”고 비꼬았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주당은 검찰개혁과 특검법 개정안 등 핵심 개혁 입법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와 장외 투쟁 등으로 맞서며 견제할 전망이다.
오는 11일에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 국회 표결이 예정돼 있어 양측의 긴장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본회의 직후, 법무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 의원의 체포동의요구서를 국회의장실에 접수했다. 국회법에 따라 우 의장은 요구서를 접수한 뒤 다음 본회의에서 보고하고, 24시간이 지난 시점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우 의장과 여야는 10일 국민의힘 측 연설 일정을 고려해 11일 표결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밖에 여야 간 이견이 큰 3대 개혁(검찰·언론·사법)안과 3대 특검법 개정안(내란·김건희·채상병) 처리도 예정돼 있어 국회 내 긴장감은 이달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우 의장도 개회사에서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지만, 시작부터 드러난 극명한 온도 차를 고려하면 협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갈등과 대립 속에서도 할 일은 하는 것이 정치”라며 “헌법과 민주주의 규범 안에서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며, 국민을 걱정시키지 않고 사회를 분열시키지 않는 국회의 모습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