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보건대학교 소방안전관리학과
화재와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일, 누군가는 그 최전선에 서 있어야 한다. 글로컬대학 대구보건대학교 소방안전관리학과는 1992년 대구 최초, 전국 두 번째로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2766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그 사명을 실천해왔다.
올해로 33주년을 맞이한 이 학과는 실무 중심 교육과 끈끈한 선후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장에 강한 소방전문가를 키워내고 있다.
특채 등 소방공무원 409명 임용
선배 초청 노하우 전수 효과 입증
대기업•소방 산업체 진출 ‘두각’
창업동문 후배 채용 선순환 구축
‘소방가족’ 동문도 해마다 늘어나
무엇보다 이 학과는 소방공무원 배출에 강하다. 1995년부터 소방전공자 경력채용과 특수부대 전역자 대상 특별채용 등 제도(현행 폐지)를 활용해 총 409명의 소방공무원을 배출했다. 올해도 재학생과 졸업생이 공채와 특채에 합격하며 전국 최상위권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 배경에는 ‘119드림프로젝트’가 있다. 합격한 선배를 초청해 시험 전략과 체력 준비 노하우를 나누는 이 간담회는 후배들의 동기를 끌어올리는 대표 프로그램이다.
학과는 시험 기준 변화에 발맞춰 교육과정을 조정하고, 전국 최초로 소방공무원 체력시험장을 학과 내에 구축해 실전 같은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과의 교육은 이론을 넘어 현장에 있다. 1학년 때는 화재학, 소방관계법규 등 기초 과목을, 2학년 때는 소방설비 실습, 전산설계, 제연시뮬레이션 등 실무과목을 통해 산업현장 적응력을 키운다.
소방유체역학, 위험물질론, 응급처치론 등 실제 재난 대응에 필요한 과목도 포함돼 있어 전문성이 더욱 강화된다. 이론과 실무가 조화된 커리큘럼은 학생들이 졸업 후 즉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준비된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실제로 삼성, SK, LG, 한화, 한국가스공사 등 국내 유수 기업에 진출한 졸업생도 14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공장, 플랜트, 대형 건축물 등의 안전관리 부서에서 활약하며 기업의 재산과 근로자의 생명을 지키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SK가스, 대한유화 등 대기업 안전관리 부서로의 취업 사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우수 산업체 동문 특강을 통해 재학생에게 실질적인 진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소방산업체 진출도 활발하다. 소방설계, 감리, 시공, 유지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약 2000명의 졸업생이 활동 중이며, 자격증과 실무 경력을 바탕으로 창업에 성공한 동문도 많다. 하태정(92학번) 세명엔지니어링 대표, 김명애(09학번) 구룡전기 대표는 후배 채용과 멘토링을 통해 학과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김 대표의 딸 채효리(16학번) 씨도 졸업 후 소방업체를 창업해 모녀가 함께 학과의 명예를 높이고 있다.
특히 소방기술사, 소방시설관리사 등 고급 자격 취득을 통해 고연봉 전문가로 성장한 동문도 늘고 있다. 윤진(04학번) 씨는 소방시설관리사와 석사학위를 바탕으로, 이헌(08학번) 씨는 기술사 취득 후 박사과정까지 이수하며 소방 전문직의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이들은 학문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로서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가족 동문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것이다. 현직 소방공무원의 자녀, 졸업생의 형제자매들이 같은 길을 선택하며 ‘소방가족’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아버지와 형을 따라 입학한 신우혁 씨, 누나의 뒤를 이은 조덕영 씨, 아버지의 회사를 잇기 위해 입학한 최예원 씨는 모두 소방에 대한 꿈과 자부심을 품고 있다. 가족 구성원이 같은 학과에서 배출되며 전공에 대한 신뢰와 유대감도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이처럼 학과는 졸업 이후에도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이호영(94학번) 씨는 박사학위를 취득해 한국소방안전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홍상혁(01학번) 씨는 삼성 입사 후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교육과 실무를 병행하는 전문가로 자리 잡았다. 전문기술자에서 연구자, 교수로 이어지는 이들의 행보는 소방분야의 다층적인 진로 가능성을 보여준다.
백찬수 학과장은 “소방안전은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중요한 분야입니다. 우리는 이 책임감을 갖고 시대 흐름에 맞는 실무형 인재를 길러내고 있으며, 앞으로는 4차 산업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안전관리 교육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33년의 역사 속에서 축적된 경험과 수많은 성공 스토리. 대구보건대학교 소방안전관리학과는 오늘도 현장과 연결된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 소방안전의 미래를 밝혀가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