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매일 독자권익위원회 8월 정례회의
경북매일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서진국) ‘2025년 8월 정례회의’가 27일 본사 1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이날, 지난 8월 한 달간 경북매일에 실렸던 기사들을 되짚어 보며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독자권익위원들의 경북매일 지면에 대한 의견과 건의사항을 정리했다.
흩어져 사라진 ‘포항읍성 원형’ 기사, 문화재 관리 현주소 고발
‘포항·경주지청장 첫 여성’ 우리 사회 유리천장 문제 재조명
△서진국(전 포항시 북구청장) = 지난 21일 자 1면 톱 “북극항로 개척, 제2의 포철 건설 각오로 임해야” 기사에서 사단법인 한국북극항로협회 최수범 사무총장이 북극항로 개척을 ‘제2의 포철’ 정신으로 추진할 것을 포항시와 경북도에 촉구한 소식이 눈길을 끈다. 앞서 13일 국정기획위원회는 포항영일만항을 북극항로 필수 거점항으로 지정하는 “북극항로 시대 주도 K-해양강국 건설”을 국정과제로 발표한 바 있다. 영일만항은 이미 북방파제, 역무선 부두, 국제 컨테이너 부두 등 북방교역을 위한 핵심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이번 국정과제 확정으로 북방경제의 허브로 도약할 계기가 마련된 만큼, 정부와 지자체는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을 통해 사업을 가속화해야 한다. 특히 철강 산업 의존도가 높은 포항의 현실을 고려할 때, 고(故) 박태준 회장의 ‘우향우 정신’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영일만항을 중심으로 한 북극항로 활성화는 지역 경제 다변화와 국가 해양 경쟁력 강화의 열쇠가 될 것이다.
△이상준(향토사학자) = 22일 자 1면 톱에 실린 ‘포항읍성 원형, 흩어져 사라지고 있다’ 기사는 문화재 관리의 현주소를 시민에게 알린 의미 있는 보도였다. 문화재 보존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없이는 실현되기 어렵다. 최근 장기읍성 복원이 일부 진행되고 있으나, 예산 미편성으로 인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포항시가 정비·복원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예산 확보와 주민 협력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언론의 감시가 필수적이다. 특히 역사적 정체성을 잃어가는 읍성의 훼손 문제는 단순한 시설 복원을 넘어 역사적 기억을 보존하는 일임을 인식해야 한다. 향후 관련 정책과 예산 배정에 대한 심층 분석, 주민 참여 방안 모색 등을 담은 후속 보도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박춘순(전 포항시여성단체협의회장) = 22일 인터넷 판에 실린 ‘경북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총력···정부·지자체·기관 협력 강화’ 기사는 경북도의 방제 노력을 조명했지만, 현장 상황을 고려할 때 의문이 남는다. 경북도는 산림청, 21개 시군, 산림조합 등 6개 기관과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지역협의회’ 를 구성해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방제량(261만 본)의 절반 이상인 137만 본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현장을 보면 경북 지역의 피해가 가장 심각해 보인다. 이는 선제적 예방이 아닌 사후 대응 위주인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방제 성과 홍보에 앞서 실효성 있는 예방 전략 수립이 시급해 보인다.
△김미정 ODS 다문화교육연구소 포항지사장 = 22일 자 2면 ‘포항·경주지청장에 첫 여성’ 기사는 한국 사회의 유리천장 문제를 재조명한다. 여성의 사회 진출은 확대되었으나, 기업과 공직 사회의 최고위직에는 여전히 유리천장이 견고하다. 첫 여성 지청장 임명은 긍정적이나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유리천장은 개인의 역량 부족이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다. 경력 단절, 승진 차별, 성차별적 조직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 혁신 저해와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즉각적 해결이 필요하다. 해결을 위해선 유연근무제·육아휴직 경력 단절 방지, 성별 균형 목표제와 투명 인사 평가 시스템 도입, 리더십 교육 강화로 조직 문화 혁신 등이 시급하다. ‘여성 할당제’를 넘어 실질적 기회 보장으로 전환해야 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물어야 진정한 성평등이 실현된다.
△신현자(라온재심리상담연구소장) = 지난 13일 14면에 실린 ‘열광하는 팬이 시장을 흔들고 판을 바꾼다’ 기사가 흥미로웠다. 신간 ‘슈퍼팬의 시대’는 디지털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결합해 탄생한 ‘슈퍼팬’이 콘텐츠와 브랜드의 패러다임을 재편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슈퍼팬은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콘텐츠와 앨범 구매, 굿즈 수집, 콘서트 관람, SNS 소통, 뉴스레터 구독 등 5가지 이상 접점을 유지하며 재정적·정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집단이다. 이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아티스트의 세계관에 몰입해 자체 콘텐츠를 만들고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위기에도 충성스럽게 지지한다. 저자는 “슈퍼팬 시대의 핵심 질문은 ‘누가 반복해서 보는가?’”라며 시청자 수보다 지속적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팬덤 경제의 잠재력을 다룬 이 책은 콘텐츠 제작자부터 마케터까지 현대 시장의 본질을 파악하려는 이들에게 통찰을 제공한다.
△류영재(전 포항예총 회장) =22일 자 18면 오피니언에 실린 “‘윤 어게인’의 이유? - 추종의 원리”를 답답한 마음에서 흥미롭게 읽었다. 필자는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구속됐다. 12·3 비상계엄 이래 한국 사회가 받아들여야 했던 거대한 손실을 생각하면 통쾌해야 마땅하겠으나 외려 수치심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윤 어게인’ 따위를 외치며 극우적인 행태를 보이는 자들이 제1야당을 점령하고 있는 꼴을 봐야 한다는 게 괴롭기도 하다.”라고 말하며 이른바 ‘윤 어게인’의 이유를 추종의 원리라 설명하고 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극단적인 추종이 ‘지도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전도된 상상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윤 어게인’을 외치는 사람들의 정신 구조는 학술적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며 극우 행보에 대한 진단을 조심스러워했다. 그들도 우리의 이웃이기 때문일 것이다.
‘허대만 추모 문집 발간’ 지역주의 장벽에 좌절한 정치인 회고
‘꿀벌응애 30초 만에 수색’ 양봉 현장에 도입된 AI 시스템 ‘신선’
△황병기(전 포항시 도시해양국장) =11일 자 14면의 “허대만 추모문집 발간·출판기념 문화제” 기사에 눈길이 갔다. 허대만은 전국 최연소 시의원으로 당선되었으나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국회의원·포항시장 선거에서 여러 차례 낙선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국회의원·포항시장 선거에서 여러 차례 낙선했다. 지역주의라는 장벽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이어갔으며, 2020년 포항 지진 당시 피해 복구에 앞장서 지역민의 신뢰를 얻었다. 건강 악화로 2022년 54세에 별세한 그의 삶은 공존의 정치를 향한 헌신으로 기억된다.그는 “상대가 있기에 내가 존재한다”는 신념으로 양보와 협력을 중시했다. 지역주의 극복이 공존 사회를 위한 필수 과제라고 여겼던 그의 논리는 체계적이었고, 실천은 확고했다. 혼돈의 현 정국에서 죽음을 앞둔 순간까지 의연했던 그의 자세와 배려 정신이 더욱 그립다.
△노정구(포항대 학생입학처장) = 22일 자 19면에 실린 “영일만항 ‘북극항로 관문으로 잠재력 충분해’” 사설에 의하면 포항은 국가 핵심 전략 거점으로서 충분한 잠재력이 있는 곳이다.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 영일만항의 전략’이란 토론회에서 한국해양대의 발표자는 “2035~2040년쯤 북극항로를 통한 컨테이너 운항 활성화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였고 “영일만항은 연관 산업을 지원할 인프라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인력양성을 위한 중장기적 대비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영일만항 확장 개발 예정지에 북극항로 선박수리 조선 서비스 시설과 수산물 가공단지 활성화 체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했다. 국제적인 대도시로의 도약은 항공과 항만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포항시가 많은 적자를 감내하며 공항과 신항만에 공을 들이는 까닭이다. 영일만 신항이 과연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재탄생되는 때는 언제쯤일까?
△이형(포항학산종합사회복지관장) = 22일 자 1면의 “포항지역 4곳 읍성 복원 현장 가보니” 기사는 지역 읍성 복원 방향을 진단한 현장 기록이다. 포항 4개 읍성(장기·흥해·연일·청하) 중 장기읍성(사적 386호)이 가장 온전하다. 말굽형 구조로 동해안을 조망할 수 있게 설계된 이곳은 복원 후 관광·교육 공간으로 활용되나, 접근성 문제로 효과는 제한적이다. 반면 흥해읍성과 연일읍성은 일부 복원됐으나 원형이 훼손되어 “복원이 아닌 원형 파괴”라는 전문가 비판을 받고 있다. 청하읍성은 터가 남아있어 복원 가능성이 있다. 겸재 정선의 ‘청하성읍도’와 연계하고, 인근 기청산식물원을 시립식물원으로 지정한다면 지역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보도는 읍성 복원의 실용적 방향성을 제시하며, 역사적 가치와 현대적 활용의 균형을 고민하게 만든다.
△김민규(포항 대동중 교장) = 22일 온라인으로 공개된 “AI가 30초 만에 꿀벌응애 찾아낸다··· 세계 최초 ‘BeeSion’ 개발”이라는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다. 농촌진흥청이 강원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꿀벌 폐사의 주범인 ‘꿀벌응애’를 30초 안에 탐지하는 AI 장비 ‘비전(BeeSion)’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한다. 이것으로 벌집을 촬영하면 응애 감염 여부를 자동 분석해 방제 시점을 알려준다고 하니 노동집약형인 양봉산업이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꿀벌응애는 벌집 내부에 서식하므로 눈으로 관찰하기 어렵고, 벌통 하나를 정밀하게 조사하는 데 30분 이상 소요되는데, 이 장비로 분석 시간이 60분의 1로 단축되면서 양봉농가의 노동 부담이 크게 줄 전망이며 수익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흥미로운 일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