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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PK서도 ‘찬탄 vs 반탄’ 고성 속 충돌

고세리 기자
등록일 2025-08-12 20:04 게재일 2025-08-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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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벡스코서 합동연설회
당권주자 향한 욕설·야유 등
李 정부에 강한 비판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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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수진, 양향자, 김민수 최고위원 후보,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당 대표 후보, 신동욱, 김근식, 손범규, 김재원, 김태우  최고위원 후보, 박홍준, 최우성, 손수조,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 후보./연합뉴스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12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PK) 합동연설회가 또다시 찬탄(탄핵 찬성)파와 반탄(탄핵 반대)파 간 극심한 갈등 속에 고성과 야유로 얼룩졌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행사에 앞서 당원과 지지자들을 향해 “지지하지 않는 후보를 원색적으로 욕하는 행위는 전당대회의 품격에 어긋난다”고 당부했다. 또 당 지도부는 후보자들과 함께 ‘공정경쟁 준수 서약서’를 낭독하며 성숙한 경쟁을 촉구했지만, 행사가 시작되고 각 후보가 연단에 오를 때마다 일부 지지자들의 욕설과 고성은 여전히 이어졌다. 

당 대표 후보 정견 발표 중 ‘찬탄파’ 조경태 후보의 연설 때부터 충돌 양상이 드러났다. 조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방청석에서는 “배신자”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고, 사회자의 자제 요청 이후에야 발표가 시작됐다. 조 후보는 “국민을 배신하고 국민의힘 당원을 배신한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며 “우리 보수 정당은 헌법의 가치와 법치를 지키는 정통 보수인데 이것을 파괴한 윤 전 대통령과 우리는 반드시 절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 역시 “국민의힘 내에서 계엄에 찬성하고 윤어게인을 신봉하는 한 줌의 극단 세력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면서 “윤어게인 당 대표를 세우면 어떻게 되겠느냐. 이재명 민주당이 파놓은 내란 정당의 늪에 그대로 빠지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반탄파’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는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더욱 높였다. 김 후보는 “이재명 정권 집권 두 달 만에 완전 파탄이 났다. 범죄자 이재명은 5개 재판을 하나도 받지 않고 있다”라며 “당 대표가 되면 재판 촉구 국민 서명 운동을 시작하겠다”라고 주장했다. 

장동혁 후보도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은 이참에 보수를 궤멸시키려 하고 있다”며 “이재명을 다시 재판정에 세우고, 민주당을 해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고위원 후보 간 충돌도 이어졌다. 김근식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일부 방청객은 “배신자 김근식”이라며 야유했고, 장내에는 욕설과 고성이 섞여 혼란이 가중됐다. 김 후보는 “배신자라는 말을 가장 많이 쓰는 데가 조폭 집단과 북한 수령제 사회”라며 “윤 전 대통령에게 믿음과 신뢰를 저버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신뢰와 의리를 저버리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탄파 후보들은 찬탄파 후보들의 발언을 ‘내부총질’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신동욱 후보는 “3대 특검에 스스로 무릎 꿇고 특검 앞에 나가서 동지 등에 화살을 쏘는 칼을 꽂는 사람이 있다”며 “우리는 이번 전당대회를 불순한 세력을 척결하는 전당대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후보는 “특검 조사를 받은 인사가 당을 내란 정당으로 몰아간다는 건 내부총질”이라며 “총구는 당 밖으로 돌려야 한다”고 했다.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은 통합을 강조했다. 우재준 후보는 “탄핵에 반대했지만 찬성한 사람을 배신자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계엄과 탄핵의 강을 함께 건너야 한다”고 했고, 손수조 후보도 “우리끼리 분열해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앞서 대구·경북 연설회에서 소란을 일으켜 출입이 금지된 유튜버 전한길 씨는 이날 행사장에 출입하지 않았다. 전 씨는 벡스코 인근에서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하며 “좀 억울한 면도 있지만, 지도부의 결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13일에는 충청·호남 연설회, 14일 수도권·강원·제주 연설회를 개최하며, 22일 충북 청주시 오스코에서 최종 전당대회를 열고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한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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