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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예언직

등록일 2025-07-28 18:11 게재일 2025-07-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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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수 수필가

‘예언직(豫言職)’이란 단어가 있다. 가톨릭에서 주로 쓴다. 가끔 ‘예언자직(豫言者職)’이라고도 한다.

국어사전에는 예언직, 예언자직이 없는 대신 ‘예언’을 두 뜻으로 적었다. 첫째, ‘앞으로 다가올 일을 미리 알거나 짐작하여 말함’을 뜻한다. 둘째, 기독교에서 ‘신탁(神託)을 받은 사람이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계시된 진리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 또는 그런 말’이라 했다.

가톨릭의 예언직은 국어사전 예언의 둘째 뜻에 ‘직’을 붙인 게 주된 뜻일 것이다. 신탁자(神託者) 그리스도의 세 직분 곧, 예언직‧사제직‧왕직 중 예언직은 신자들에겐 으뜸 직분이라 생각된다. 1962~1965년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교황청에서 열렸다. 교황 요한 23세가 소집하여 바오로 6세 때 마무리 지었다. ‘교회의 현대 사회와의 소통과 쇄신’을 목표로 한 공의회는, 16개 문헌을 반포했다.

그중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제2장 ‘하느님의 백성’에서 ‘특히, 신앙과 사랑의 생활로써 그리스도께 대한 산 증거를 널리 전하며, 주의 이름을 찬송하는 입술의 열매를 …하느님께 봉헌함으로써, 그 예언 직에 참여한다(히브13,15) 하였다. 제4장 ’평신도‘에도 ’위대한 예언자 그리스도께서는 영광을 완전히 드러내실 때까지 당신의 예언직을 수행하시되, ····. 성직계를 통해서뿐 아니라 또한, 평신도들을 통해서 성취하시는 것이다‘라 했다. 또, "‘···.계속 회개하며 이 세상을 다스리는 암흑의 세력과 악신들을 거슬러“(에페6, 12) 싸움으로써, ···. 이 희망을 보여 주어야 하겠다’라고 하였다.

‘가톨릭교회 교리서’도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은 또한 그리스도의 예언자직에도 참여한다.” 이는 특히, “성도들에게 단 한 번 전해진 믿음을 온전히 지키며”···.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증인이 될 때, 평신도이건 성직자이건 간에 백성 전체의 초자연적 신앙 감각을 통하여 이루어진다.’라 했다. 결국, 예언직은 ‘믿음의 진리를 세상에 선포하고, 성심 다해 그 증인이 되는 직무’라 요약되겠다. 가톨릭이 사도 때부터 순교자의 역사로 빛나는 것은 바로, 신자들이 목숨 걸고 예언직 삶을 산 결과가 아닐까.

‘예언직’을 국가에 접목하면, ‘나라 예언직’이 될 것이다. 가톨릭이 예언직 삶으로 빛나듯. 국민도 나라 예언직 곧 공정한 주권자로 산다면 얼마나 밝을까. 특히 언론, 정치, 사회, 문화, 교육, 학계 등 지도층의 나라 예언직 삶이 절실하다. 최근 나라 예언직 삶의 모범은, ‘모스 탄 미국 제6대 국제 형사사법 대사’란 생각이 짙다. 주류 언론, 법조인, 지식인, 종교인, 정치인, 관료들이 못하는 말들을 서슴없이 해냈으니까.

우리나라는 헌법 제1조가 밝힌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권력도 국민에게서 나온다. 또,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한다고 그 전문은 밝힌다. 따라서, 국민은 국가를 위해 나라 예언직을 살아내어 자유민주적 질서를 높여나가야 한다. 즉, 국민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 지지를 선언하고 그 증인으로 산다면, 나라가 융성하여 국리민복으로 빛나리라 믿는다.

/강길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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