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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천리 해안가 ‘흰색 거품’은 자연 현상

이석윤 기자
등록일 2025-07-24 14:18 게재일 2025-07-2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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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산성 토양’서 나오는 산성수
알칼리성 하수와 반응해 나타나
비온 뒤 잦아… 지난주 폭우 영향
거품제거 장치 고장나 대량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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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죽천리 하천에서 하얀색 거품과 침전물이 하류로 떠내려오고 있다. 포항시는 산성을 띤 이암이 많은 포항 지질 특성 때문에 발생한 일로 오염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공

포항시는 지난 23일  북구 흥해읍 죽천리 해안가에서 발생한 흰색 거품 현상이 자연적인 토양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는 이 같은 현상이 ‘잠재성 특이산성 토양(PASS)’에서 발생한 강한 산성수가 알칼리성 생활하수와 반응해 나타난 자연현상이라며, 이러한 거품 발생은 강우 이후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주 지속된 폭우로 인해 산성수가 대량 유입되면서 거품 발생 규모가 평소보다 크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포항시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실시한 거품 및 침전물 발생 원인조사 용역을 통해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조사 결과 포항 지역 해안과 삼각주 지형에 분포된 이암계 황물질 토층이 대기에 노출되면서 pH 3.5 이하의 강한 산성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토양은 실트(Silt) 78%, 점토 19%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토양이 대기 중에 노출될 경우 황산 등 산성 물질이 형성되며, 하천 내 알칼리성 수질과 반응해 백색 거품과 침전물을 생성한다.

실제로 유사한 현상은 포항 지역 여러 곳에서 확인됐다. 흥해읍 이인리, 청하면 고현리, 송라면 대전리 등에서도 산성토 기반의 동일한 자연현상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시는 이같은 자연현상이 오염으로 오인돼 주민들의 불쾌감을 야기함에 따라 지난해 2월 죽천리 방류 지점에 거품제거장치를 설치해 운영해왔으나 이번 대량 거품 발생은 해당 기계의 일시적 고장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24일 즉시 수리를 완료해 장치를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향후 동일한 상황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주기적인 시설물 점검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포항시는 유사 현상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으로 소포장치 점검 주기 강화, 민간환경감시원 순찰 확대, 완충저류시설 설치, 이차전지 염처리수 무방류 처리 기술 지원 등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박선영 환경정책과장은 “시민 우려가 큰 사안인 만큼 투명한 정보공개와 과학적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며 “영일만산단 내 폐수배출사업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을 실시하고, 이와 더불어 민간환경감시원으로 순찰을 강화하는 등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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