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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과 함께… 포항 홍성민 데뷔전

연합뉴스
등록일 2025-07-20 19:44 게재일 2025-07-2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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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장학사업 1기생’ 인연
골 키퍼 출전 5차례 선방 기록
팀은 전북에 2대3 역전패 씁쓸
19일 전북과 경기에서 K리그 데뷔전을 치른 포항 골키퍼 홍성민.[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전북 현대의 프로축구 K리그1 2025 22라운드 경기는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36)의 포항 이적 후 첫 출전 경기라서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K리그에서는 FC서울에서만 뛰었던 기성용은 경기에 뛸 수 있는 팀을 찾아 나서 지난 3일 포항에 입단했다.

 

기성용은 서울 소속이던 4월 12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K리그1 8라운드 경기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친 뒤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그러나 박태하 포항 감독은 기성용을 이날 전북전에 선발로 내세웠다.

 

사실 박 감독이 기성용의 출전보다 더 많이 고민한 것은 골키퍼였다. 박 감독이 고심 끝에 내린 선택은 2006년생의 만 18세 골키퍼 홍성민이었다.

 

포항 구단 산하 유스 팀인 포항제철고의 주전 골키퍼였던 홍성민은 지난해 5월 포항과 준프로 계약을 한 유망주다. 포항 구단 역사상 골키퍼와 준프로 계약을 맺은 것은 홍성민이 처음이다

 

홍성민은 17세 이하(U-17)에 이어 이미 20세 이하(U-20) 대표팀에서도 뛴다. 올해 2월 열린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에도 나섰다.

 

하지만 아직 K리그 경기는 뛴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박 감독은 홍성민을, 그것도 리그 선두를 질주 중인 전북을 상대로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 전 박 감독은 홍성민을 선발로 내보낸 배경에 대해 "기성용의 출전보다 더 많이 고민했다"면서 "홍성민을 지켜보니 굉장히 좋은 자질을 갖췄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고는 "홍성민은 대범하고 공을 잡았을 때 첫 패스도 효율적이다. 굉장한 모험이긴 하지만, 언젠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전북이라는 강팀, 기성용의 합류로 관심이 높아진 경기에서 선수 능력을 확인할 기회로 생각했다. 큰 경기에서 보여준다면 팀에 도움이 되고, 선수 본인도 한 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또 “홍성민에게 첫 경기이니 안전하게 플레이하면서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마음대로 해보라고 했다”고도 전했다.

 

포항은 이날 리그 17경기 무패행진을 벌이던 전북을 상대로 전반을 압도하며 홍윤상과 이호재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섰다. 전반 14분 전북 콤파뇨와 일대일로 맞선 위기에서 선방을 펼치는 등 홍성민도 제 몫을 했다. 

 

하지만 포항은 후반 들어 전북의 교체 멤버 이승우, 티아고에게 연속 실점한 뒤 추가시간에 이호재의 자책골이 나와 2-3으로 역전패했다. 

 

경기 후 만난 홍성민은 "이기진 못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데뷔전을 치른 소감을 밝혔다.

 

홍성민은 이날 다섯 차례 선방을 기록했다. 박 감독의 말처럼 실점도 판단 미스가 아닌, 홍성민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었다.

 

박 감독은 뼈아픈 역전패에도 홍성민에 대해서는 "첫 경기, 큰 경기인데 경험이 전무한 선수가 이 정도까지 한 건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홍성민은 "감독님이 2주 전부터 선발 출전을 미리 알려주셔서 긴장은 크게 되지 않았는데 경기장에 도착하니 긴장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가 1위 팀이고 공격력도 강한 팀이다. 편하게, 국제 무대도 몇 번 뛰어봤기에 그 경험을 살려서 잘하려고 하지 말고 재밌게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지막 골을 실점할 때 반응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순간 집중력을 잃었다. 그냥 허탈했다"고 아쉬움도 드러냈다.

 

홍성민은 이날 포항 데뷔전을 치른 기성용과는 이미 인연이 있다. 홍성민은 기성용이 벌이는 장학사업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

 

포항이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기성용의 첫 훈련 합류 당시 영상에는 홍성민이 자신을 "기성용 장학사업 1기 장학생"이라고 수줍어하며 소개하는 모습도 나온다.

 

그런데 포항 유니폼을 입고 같은 날 기성용은 이적 첫 경기를, '기성용 장학생'은 홍성민은 K리그 데뷔전을 치른 것이다.

 

홍성민은 "저도 (프로) 데뷔전이고, 성용이 형도 (포항) 데뷔전이었다. 어제 저녁 같이 식사할 때 성용이 형이 '신기하고 좋다'면서 '그냥 즐겁게 하라'고 얘기해줬다. 오늘 경기 끝나고는 '데뷔 축하한다. 수고했다'라고도 얘기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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