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인선(대구 수성을) 의원이 대구시당 신임 위원장에 선출됐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은 12일 당사 강당에서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의원을 만장일치로 추대 방식으로 선출했다. 임기는 오는 17일 중앙당 비상대책위원회 의결 이후 시작된다.
운영위원회 회의에는 강대식 시당위원장, 김기웅(대구 중·남구)·이인선 국회의원, 조재구 남구청장, 김대권 수성구청장, 이만규 시의회 의장 등 운영위원이 참석했다.
이번 대구시당 위원장 선출은 관례였던 합의 추대를 깨고 경선으로 치러질 전망이었다.
권영진(대구 달서병) 의원이 지난 9일 후보 등록을 마치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권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보수의 심장 대구 정치 부활은 시당위원장 선출에서 시작돼야 한다”며 “경쟁 없는 곳에 발전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책예산협의회 정례화, 당원투표제도 시범 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같은 날 이인선 의원도 후보 등록을 완료하며 “정치적 도약대나 명분 쌓기가 아니라 신뢰 회복과 조직 통합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또 권 의원의 출마를 “일방적 강행”이라고 비판하며, “합의하기로 한 내용을 번복했다”고 ‘말 바꾸기’라는 문제제기도 했다.
하지만 경선이 자칫 지역 내 분열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 등이 중재에 나섰고, 권 의원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와 당을 위해 후보를 사퇴한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날 “정치 혁신을 위한 충정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이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권 의원이 제시한 ‘5대 비전과 15대 약속’을 계승해 성실히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날 두 의원이 함께한 합의 과정에서, 향후 역할과 화합 방안을 두고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권 의원이 부위원장 등 별도의 직책을 맡아 협력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권 의원은 “당직을 맡거나 공천 심사위원장직 등을 논의하지 않았다”며 “지금 그런 자리를 미리 의논하면 순수한 뜻이 훼손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도 “수석부위원장 같은 역할은 규정에 명시되어 있진 않지만, 향후 필요하다면 운영위원회와 상의해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공천관리위원장 분리에 대해서는 이 의원은 “시당위원장이 공천 심사위원장까지 맡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권 의원과 뜻이 같다”고 밝혀 향후 공천 과정에서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약속했다.
또 권 의원이 제안한 ‘대선 백서’ 제작은 “중앙당에서 추진하지 않으면 대구시당이 솔선수범해 백서를 제작하겠다”고 했고, 당원활동 평가 시스템에 대해서는 “당원 봉사·기부·참여 기록을 공정하게 축적하고, 장기적으로 공천과 당직에 반영하는 평가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인선 신임위원장은 당선 인사에서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아 마음이 무겁다”며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변화와 혁신의 불씨를 지펴 지방선거 승리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인선 신임 위원장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장, 계명대 대외협력부총장, 경북도 경제부지사,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재선 국회의원이자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을 맡고 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