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하늘 걷는 스릴 안겨주는 스카이워크 등
아름다운 경관 조망과 이색 레포츠 겸비
어민의 삶과 애환 그린 논골담길 벽화도
군산 고군산군도
선유도를 비롯한 63개의 섬으로 구성돼
‘선유 8경’ ‘명사십리’ 등 수려한 경관 눈길
유람선 투어·집라인 등 다채로운 체험도
부산 용궁 구름다리
발 아래 투명하게 펼쳐지는 파도와 바위
양옆으로 감싸는 기암절벽의 풍광 감탄
동섬과 송도 앞바다 조망 포토스팟 유명
△ 동해 묵호의 도째비골 스카이워크
동해 바다길 중 묵호는 가장 바다를 바다답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묵호등대와 월소 택지 사이에 있는 도째비골에 동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각종 체험시설을 조성한 관광지다. 이름의 ‘도째비’는 ‘도깨비’의 방언이다.
도째비골은 원래 집터와 풀만 무성했던 유휴지였다. 비오는 날이면 마치 푸른빛의 도깨비불이 보이는 것 같아서 ‘도째비골’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전설의 고향에 나올 듯한 이곳에 해발 59m의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세워졌다. 도깨비불과 도깨비방망이 등 전설을 담은 구조물도 같이 세웠다.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의 강점은 경관 조망과 이색 레포츠를 겸비했다는 점이다. 광활한 동해를 바라보는 약 59m 높이의 스카이워크, 양쪽 구조물을 잇는 케이블 와이어를 따라 하늘 위를 달리는 자전거인 스카이 사이클, 원통 슬라이드를 미끄러져 약 30m 아래로 내려가는 자이언트 슬라이드를 통해 동해시의 푸른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짜릿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바다를 향해 난 스카이워크는 주요 지점 바닥을 투명 유리로 만들어 하늘을 걷는 듯한 스릴을 안겨준다.
스카이밸리에는 다양한 체험시설이 있는데 그중 가장 짜릿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영화 ‘E.T.’의 한 장면처럼 하늘 위를 달리는 자전거인 스카이사이클이다. 줄 하나에 의지한 채 천천히 허공 위를 달리는 자전거는 한마디로 스릴 만점이다.
길이 87m에 높이 약 27m 원통 슬라이드를 미끄러져 내려가는 자이언트슬라이드가 있어 가족 여행지로 적당하다.
도째비골 너머로 보이는 논골담길을 빼놓고 묵호항 관광을 얘기할 수 없다. 원래 논골담길은 묵호항에서 고기잡이로 생계를 연명했던 어부와 가족들이 모여 살던 언덕마을이다. 한때 물고기잡이로 큰돈을 벌 때는 지나가던 개도 1만원짜리 돈을 물고 다녔다는 말이 돌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영화(榮華)의 시절은 짧았다. 논골담길은 이후 시간이 멈춘 공간이 됐다. 판자와 돌과 슬레이트 등 전형적인 산동네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어촌답게 산비탈 공간에는 소나무로 만든 덕장이 즐비했다. 오징어와 대구는 물론 명태, 가오리 등 다양한 어종들을 말렸다. 안타깝게도 오징어와 명태는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지금은 보기 힘들어졌다. 이 지역에서 특히 인기가 높았던 것은 명태였다. 11월과 12월 갓 잡은 명태만 골라 동해의 해풍에 말리면 깊은 맛이 났다.
논골담길 곳곳에서는 다양한 벽화를 만날 수 있다. 여기에 한국관광공사가 ‘강소형 관광지’로 적극 홍보하면서, 동해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빼놓지 않고 들르는 ‘핫플’로 떠올랐다. 논골담길은 총 4개의 골목으로 이어진다. 논골1길과 논골2길, 논골3길, 등대 너머의 등대오름길이다.
논골담길에 그려진 그림들은 묵호항 어민들의 삶의 애환이 그대로 묻어난다. 만선의 기쁨과 고단함을 막걸리 한 잔에 풀고 있는 어부의 술상, 생선 좌판에서 싱싱한 문어를 손질하는 아낙네, 지게를 내려놓고 잠시 쉬는 어르신의 모습 등 담벼락 한 칸에 그려진 그림만으로 마을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성큼 다가온다. 골목 벽화는 햇볕과 바람에 아련하게 바래가지만, 애잔한 감성은 여운이 오래 남는다. 명태를 잡아 자식을 키운 아버지의 신산한 삶을 그린 벽화는 가슴을 시리게 한다.
논골담길 언덕배기에는 묵호등대가 있다. 묵호등대는 1963년 6월께 세워져 묵호항을 밝히기 시작했다. 해발 93m에 있는 등대는 26m 높이에 달하는 7층 구조다. 동해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조망 장소로도 유명하다. 알록달록 다채로운 색으로 물든 지붕들과 함께 바다가 보여 마치 동화나라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 서해 전북군산의 고군산섬잇길
군산에 새로운 바닷길이 열린다. 고군산 섬잇길이다. 고군산군도는 63개의 섬들이 모여 있는 서해안 대표적인 섬 군락지다. 흔히 섬이라고 하면 배를 타고 가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고군산군도는 차를 타고 갈 수 있다.
2006년 세계 최장 방조제로 기네스북에 오른 33.9㎞의 새만금 방조제가 준공되면서 야미도와 신시도가 연결됐고, 2017년 고군산연결도로 개통으로 무녀도‧선유도‧ 장자도‧대장도까지 뭍과 섬이 하나가 됐다.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는 선유도(仙遊島)를 비롯해 야미도, 신시도, 무녀도, 관리도, 장자도, 대장도, 횡경도, 소횡경도, 방축도, 명도, 말도 등의 63개의 섬으로 구성돼있다.
고군산도의 명칭은 고군산군도의 중심 섬인 선유도에서 유래했다. 원래 군산도라 불리었던 선유도에 조선 태조가 금강과 만경강을 따라 내륙에 침입하는 왜구를 방어하고자 수군부대인 만호영을 설치했다. 세종 때 와서 수군부대가 옥구군 북면 진포(현 군산)로 옮겨가게 되면서 진포가 군산진이 되고 기존의 군산도는 옛 군산이라는 뜻으로 고군산이라 불리게 된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고군산군도는 예로부터 ‘선유 8경’이라고 불릴 만큼 수려한 자연 경관으로 유명하다.
고군산군도는 수많은 피서객들이 배를 타고 찾던 곳에서 이제는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차량으로 올 수 있는 곳이 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청정한 바다를 만나러 찾아오고 있다.
군산연결도로의 시작점인 신시도는 해안선길이가 16.5㎞이르며 고군산군도의 24개 섬 중 가장 면적이 넓은 섬이다.
신라 초기에 섬 주변의 풍성한 청어를 잡기 위해 김해 김씨가 처음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신라 시대에는 문창현 심리, 또는 신치로 불렸으며 일제강점기에 신시도로 개칭해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
고군산도의 중심섬인 선유도는 ‘신선이 노닐던 섬’으로 명사십리 모래가 유명하다. 선유도항에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선유도와 주변의 섬들을 여행할 때 거점이 되는 명사십리에 도착한다. 십리라 하지만 실제 길이는 3km쯤 된다. 그러나 백사장의 폭이 200m이고 수심은 어지간히 멀리 나가도 2m 정도에 불과하다. 저녁 무렵 모래사장에 가면 바다 위로 내려앉는 붉은 낙조를 볼 수 있다.
선유도에는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이 없다. 기껏해야 골프장에서나 쓰이는 전동카와 오토바이가 전부다. 그래서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에 제격이다. 때로는 바닷가를 달리고 때로는 숲을 지나는 오솔길은 그 자체가 명물이다.
이밖에도 무념무상 걷게 되는 힐링 해안데크길, 선유도와 장자도 두 섬을 잇는 장자 스카이워크, 자연스럽게 소원을 빌게 되는 빨간 기도등대, 몽돌해수욕장, 유람선 투어, 액티비티한 집라인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어 가족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고군산도의 섬들을 개별로 즐겨도 좋지만 연결된 길을 따라 걷는 트레킹 코스로도 일품이다. 특히 K-관광섬인 말도‧명도‧방축도의 경우 2025년 하반기 해상인도교가 연결되면 전국 어디에도 없는 명품 해상트레킹 코스가 만들어진다.
말도‧명도‧방축도는 장자도 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15~45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섬으로, 예매는 ‘가보고싶은섬’ 앱에서 하면 된다. 2022년부터 여객선 반값운임을 시행하고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둘러볼 수 있다.
△남해 부산의 랜드마크 용궁 구름다리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인근에서 푸른 바다 위를 걷는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송도 용궁구름다리’가 시민과 관광객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송도 용궁 구름다리는 2002년 태풍 셀마로 인해 철거된 옛 송도구름다리를 18년 후인 2020년에 재건한 것이다. 암남공원에서 바다 건너 작은 무인도인 동섬 상부를 연결하는 127.1m 길이의 해상보도교다.
거북섬을 잇는 전통의 송도구름다리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인 감성과 안전성을 더해 완공된 송도 용궁구름다리는 ‘부산 서구의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름다리의 매력은 단연 바다 위를 직접 걷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맑은 날이면 발 아래로 투명하게 펼쳐지는 파도와 바위, 양옆으로 감싸는 기암절벽의 풍광이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구름다리 상부에서 바라보는 동섬과 송도 앞바다의 조망은 포토스팟으로도 유명해, 연인과 가족 단위 관광객은 물론 사진작가들의 출사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야간에는 다리 전체에 설치된 경관조명이 은은하게 점등되며, 바다 위를 떠다니는 듯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