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농기원, 농촌진흥청과 협력 사과나무 재식재 여부 기준 마련 식재비용 절감·재배 매뉴얼 확립
경북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이 도내 사과 주산지에 심각한 피해를 남김에 따라 경북농업기술원이 과수 농가 지원을 위해 긴급 연구를 통해 복구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진단한다.
경북에서는 지난 3월 22일부터 7일간 이어진 산불로 사과 재배지 1560㏊가 피해를 입었으며, 이 중 473㏊는 회복이 어려워 새로운 묘목을 심어야 하는 실정이다. 경북은 전국 사과 재배면적의 약 58%를 차지하는 주요 생산지로, 이번 피해는 지역 농가에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농업기술원은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센터와 협력해 산불 피해 지역의 사과나무 생육 상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긴급 영농기술지원단을 운영해 현장 기술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한 대형 산불 증가에 대응하고 피해 복구 가능성을 조기에 판단하기 위해, 의성·안동·청송 등 주요 피해 지역에서 ‘산불 피해 사과원 수체 생육 현장 모니터링’ 연구를 2년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산불 복사열로 인해 20~25% 정도 피해를 입은 나무를 대상으로 가지치기, 수분·양분관리 등 회복 기술을 적용한 뒤 개화, 착과, 수세, 생산량 등을 수확기까지 30일 간격으로 조사해 나무의 생존력과 회복 가능성을 평가한다.
5월 상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후지 품종(4~7년생)의 피해 나무는 정상주보다 120개보다 적은 68개(43.8%)의 개화량을 보였다. 이에 기술원은 6월 하순부터 병해충 발생 및 사과 품질 특성을 추가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특히, 연구진은 과학적 분석을 통해 불필요한 재식재를 줄여 묘목 비용을 절감하고, 회복 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영농 매뉴얼을 마련해 농가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수세 회복력 예측과 생산성 분석을 바탕으로 ‘재식재 여부 판단 기준’과 ‘회복력 기반 재배 매뉴얼’을 마련해 향후 현장적용이 가능한 영농정보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조영숙 기술원장은 “산불 피해 사과나무의 생육 상태를 정밀히 분석하여 묘목 갱신 여부를 과학적으로 판단하고, 조기 회복을 위한 연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향후 산불 피해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