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김성원 TK VS 수도권 대결 구도…TK원내대표 선출 가능성은?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여당에서 야당이 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대구·경북(TK) 출신 3선인 송언석(김천) 의원이 선출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송 의원은 현재 김성원 의원과 경쟁해야 한다. 대선 패배로 당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TK출신(주호영, 추경호, 윤재옥) 원내대표를 세우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부담이지만 거대 여당을 상대로 원내 협상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기획재정부 차관,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등을 역임한 송 의원이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송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엄중한 경제 상황과 민생 문제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고, 당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오로지 국민과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국민께 믿고 맡겨주셨던 정권을 잃었다. 더불어민주당의 포퓰리즘과 입법 폭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는 우리 국민의힘에 분명한 변화와 진정한 쇄신을 요구하고 있으며, 정책에 강한 정당이자 민생과 경제의 해법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그는 “평생에 걸쳐 다져온 경제·재정 분야의 정책 전문성을 바탕으로 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 든든한 밑거름이 되겠다”며 국민 경청 의원총회 연속 개최를 통한 쇄신 방향 모색, 이재명 정부 감시 및 대안 제시를 위한 그림자 내각 (Shadow Cabinet) 설치, 다른 정당과 단체, 학계 등과 함께하는 ‘오월동주 연합 전선’ 추진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영남 친윤계’라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친윤계도 친한계도 아니고, 지난 총선에선 공교롭게도 영남에서 당선이 많이 됐을 뿐”이라며 “김종인 비대위 때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을 했는데, 그 때처럼 뼈를 깎는 쇄신 노력을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제시한 당 쇄신안에 대해서는, “집안에서 부친이 돌아가시면 자산뿐만 아니라 부채도 상속받게 된다”며 “굴욕적 역사가 있다면 빛나는 역사도 있는데, 한쪽만 취할 수 없다. 모든 것을 종합할 방안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의총과 당원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송 의원과 경쟁할 김성원 의원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지난 과오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하고, 새로운 보수의 힘찬 시작을 해야 할 시점”이라며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수도권 민심을 가장 잘 아는 제가 국민의힘 원내대표 바통을 이어받을 때”라며 “무엇보다도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앞으로 1년 동안 뼈를 깎는 노력으로 승리의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당내 민주주의 안착이다. 당내 민주주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정당 문화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이번 선거를 계파 경쟁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저는 특정 당내 계파를 위해 출마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 전체 의원 의사를 대리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덧붙였다.
두 의원 모두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지만 각각 친한계와 구 주루 세력의 물밑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송 의원은 영남권에 기반을 두고 있고, 김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한동훈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특히 대선 패배 원인 등에 대해 미묘한 인식 차를 드러내며 계파별로 갈린 당내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송 의원은 ‘대선 후보 교체 사태’를 직접적인 이유로 거론했고, 김 의원은 ‘비상계엄과 탄핵’을 꼽았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