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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론·계파 갈등’ 격랑의 국힘, 앞날은?

고세리 기자
등록일 2025-06-04 00:09 게재일 2025-06-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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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후보 교체 등 파동 극복 못해… 결국 패배 이어져
국민 신뢰 회복 위한 명확한 입장 정리·당내 통합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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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안철수, 나경원 의원 등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번 6·3 대선에서 뒤늦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선 긋기를 시도하며 위기 수습에 나섰으나 12·3 비상계엄으로 성난 민심과 분노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도 당내 혼선과 당 지도부의 책임 회피성 발언이 잇따르면서 “반성 없는 정당”, “국민과 괴리된 정치”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이번 선거 결과는 이미 탄핵당한 윤 전 대통령을 방조하거나 방치한 정치 세력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라고 받아들여진다. 

이제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 책임과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번 선거 진행 과정에서도 후보 교체, 당내 계파 갈등 등의 잡음이 이어졌던 가운데 극심한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가장 큰 문제였던 것은 바로 국민의힘 지도부의 후보 교체 파동이었다. 지난달 10일 당 지도부는 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대선 후보의 자격을 취소하고 한덕수 전 총리를 새 대선 후보로 선출하려는 절차를 강행했다. 그러나 당원 투표 결과 후보 교체가 무산됐고 김문수 후보의 자격이 회복됐다. 

이 과정에서 당 지도부의 후보 교체 시도는 졸속·밀실·비민주적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당원 사이에서도 “지도부가 당헌을 자기 입맛대로 해석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등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 실제로 당내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는 실제로 일부 당원들이 “탈당하겠다”, “더는 지지하지 않겠다”는 반응이 속출하는 등 파장이 일었고 선거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주요 지지층에게 실망감을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당시 후보 교체를 주도했던 친윤계와 권성동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당장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한덕수 전 총리를 ‘윤심’의 대리인으로 내세웠다는 비판을 받으며 오히려 중도층과 젊은 유권자들에게 거부감을 키웠고 정권 실패와 선거 패배의 공동 책임자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다만 당장 ‘6월 임시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거대 의석을 상대해야 하는 국민의힘의 선택지가 마땅치 않아 당분간 권 원내대표 체제로 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 안팎으로 집권 여당과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당장 ‘원내 협상력’ 을 강화하는 것이 더 시급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 원내대표를 지냈던 인사들이 다시 후임을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 비상대책위원회를 유지하면서 조직의 안정과 전열 재정비에 집중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한 것도 패인으로 지목되면서, 앞으로 내부 결속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층 일각에서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실패로 반이재명 표심이 분산된 것도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고, 경선에 출마했던 여러 주자들이 선거를 지원하지 않으면서 지지층이 분산된 것 또한 주요 패인으로 꼽고 있다. 

국민의힘은 선거 전날인 지난 2일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을 둘러싸고도 심각한 내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대선 직전까지도 윤 전 대통령 탄핵과 계엄 문제를 둘러싸고 계파 간 노선 차이와 감정의 골이 극심하게 드러난 상황을 자초한 셈이다. 

공동선대위원장 윤상현 의원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방침에 대해 “당의 뿌리가 흔들린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뿌리가 흔들리면 뽑아내야 한다”며 맞섰다. 친윤계인 윤 의원은 당론이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마지막 방어선이라며 탄핵 반대 입장을 고수했으나, 김 비대위원장은 헌재의 위헌 판결을 근거로 해당 당론 무효화를 주장했었다.

결국 선거는 패배로 이어졌고, 당 지도부는 무너진 조직력을 회복하고 다음 지방선거와 국회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단결을 다지는 데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특히 탄핵과 계엄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둘러싼 이견이 표면화되면서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명확한 입장 정리와 당내 통합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현재처럼 분열된 상태로는 향후 정국 주도권 경쟁이나 입법 견제 등에서 계속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어 당의 존립을 위해서도 내홍 수습은 불가피한 과제로 여겨진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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