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이상 고온과 극한 호우, 초대형 산불 등이 이어지며 인류의 생존과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기후위기가 글로벌 이슈가 되고 있다.
기후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정을 체결하며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하는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의 핵심인 산업과 에너지의 대전환을 위해 주요 국가와 기업은 물론 각 지자체들도 차별화된 탄소중립 전략을 추진하며 새로운 패러다임 주도권 확보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시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위해 ‘저탄소 신산업 육성’과 ‘친환경 녹색 인프라 확충’을 준비해 왔다. 제철산업으로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저력을 토대삼아 10여 년 전부터 이차전지‧수소‧바이오 등 탄소중립 시대를 앞당길 신산업으로 산업구조를 다변화해왔다.
그 결과 이차전지의 경우 또 다른 주력산업으로 성장했고, 3대 신산업에서 모두 특화단지에 선정되며 새로운 생태계를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철강의 저탄소 고부가가치 기술 확보 등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아울러 친환경 녹색도시 종합정책인 ‘그린웨이 프로젝트’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태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세먼지 차단숲 등 76만㎡의 녹색 인프라를 늘렸고, 주요 도시숲 5개소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 승인받았다. 철길숲으로 대표되는 그린웨이의 결실들은 국내외 녹색도시‧경관조성 평가에서 수상하면서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해온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시가 추진해 온 녹색정책의 발자취와 향후 미래 비전을 세계에 알리고 협력과 연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회의인 세계녹색성장포럼(WGGF)를 지난달 처음 개최했다. 특히,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녹색성장의 개념을 처음 제시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상협 글로벌녹색성장기구 사무총장,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청년과 기업, 국제기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폭넓게 참여해 탄소중립에 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실천적인 기후행동 방안을 논의하는 등 뜻깊은 시간이었다.
WGGF개최를 통해 우리시와 같은 지방도시도 글로벌 아젠다의 로드맵을 제시하고 정책을 발전시켜나가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역량과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만큼, 향후 문을 열 예정인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와 연계해 포럼의 위상과 규모를 점차 키워나가고자 한다.
한편, 포럼을 통해 탄소중립을 위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우리 앞에 놓여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역 주력산업을 넘어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철강과 이차전지는 내년 시행을 앞둔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더욱 현실적인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다.
철강의 경우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등 그린철강으로 나아갈 돌파구가 필요하고, 탄소중립 핵심기술이라 불리는 이차전지 또한 글로벌 캐즘의 파고를 넘을 기술혁신 등 활로를 열어야 할 중차대한 시기이다. 주요국들은 국가 경제 안보와 직결된 이들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철강‧이차전지 지원 특별법’과 같은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은 물론 산업계, 학계 등이 모두 힘을 모아야한다는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탄소집약적 산업인 철강도시에서 친환경 녹색도시로 전환하며 산업과 환경이 공존하는 해법을 찾아가는 포항의 여정이 국내외에 울림으로 전해지길 희망한다. 그 선상에서 세계녹색성장포럼이 스위스의 다보스포럼처럼 포항을 세계적인 녹색 전환의 메카로 각인시킬 포항만의 시그니처 국제회의로 자리매김해 지속가능한 길을 알려 주는 이정표가 되길 또한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