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마지막 TV토론 ‘정치분야’ 정치양극화 해소 방안 놓고 격돌 공격·방어 난무한 ‘전면전’ 양상 정책보다 상대방 비판·검증 집중
27일 오후 정치 분야 주제로 실시된 대선 후보 3차 TV토론에서 후보들은 ‘정치 양극화 해소 방안’을 둘러싸고 시작부터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이날 서울 마포구 MBC 상암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3차 후보자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정치 양극화 해소 방안’을 묻는 사회자 질문에 “정치란 본질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하고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고 타협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일방적으로 자기주장만 하고 상대를 절멸시키려는, 아예 없애버리려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정치 분야 ‘1분 시작 발언’에서 “첫 토론이 열렸던 날은 45년 전, 5·18 계엄군이 광주에 진입하던 날이었다. 오늘은 계엄군들이 광주에 위치한 전남도청을 기습한 날이었다”며 지난해 12·3 비상계엄사태를 빗대어 국민의힘을 정조준했다.
이 후보는 “가장 대표적인, 극단적인 형태가 바로 이번 ‘계엄’”이라며 “아예 야당을 전부 말살시켜 버리겠다, 대한민국 권력을 혼자 갖고 영구적으로 누리겠다 이게 군사 쿠데타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총알이 강하지만 투표보다는 약하다. 국민주권을 회복하고 내란을 극복하는 이번 선거에 꼭 참여해 달라”고 호소하면서 “양극화를 극복하고 타협하고 공존하는 정치를 만드는 것은 대통령의 가장 큰 책무다. 소통과 대화, 협치를 복원하겠다. 유능한 사람들을 편 가르지 않고 제대로 쓰고 실력을 인정받아 정치적 지지를 획득하고 야당과 대화하고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곧바로 이재명 후보를 향한 비판을 쏟아내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다. 자기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이것은 검찰과 반대파들이 내통한 것이라고 해서 자기를 반대한 파들을 제거했다”며 이재명 후보를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에 대해 “유죄 판결했다고 대법원장을 탄핵·특검하겠다고 한다. 이 후보를 기소한 검사도 탄핵했다. 마음에 안 들면 모두를 탄핵하고 있다”며 “오죽하면은 민주당을 대표했던 이낙연 전 총리가 방탄 독재를 막기 위해서 저를 지지하겠다고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통합은 말로 되는 게 아니다. 실천으로 온 삶을 살아온 저 김문수가 반드시 해내겠다”면서 “저의 삶 자체가 국민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저는 노동 현장에서 7년 동안 노동자로서 약자의 삶을 대변했다. 저는 전남 순천 출신 아내를 맞이해 영호남의 경계를 허물고 지금까지 잘살고 있다”면서 “저는 좌와 우를 아우르며 이념적 장벽을 걷어냈다. 정치가의 권력 내려놓고 특권 폐지하고 약자 보살피며 대화하면서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김문수 후보 모두를 겨냥하며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가짜뉴스는 부정선거 음모론이다. 음모론에 빠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다”며 “그런데 이 자리에도 부정선거 음모론을 빚으셨던 분이 두 분이 계시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이처럼 국민을 속이고도 반성하거나 사과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번에도 자신이 음모론에 빠졌던 증거를 제시하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무책임한 거짓말을 반복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 후보는 지난 TV토론에서의 이재명 후보 발언을 소환하며, “독일 공산당원의 주장을 베껴서 국민들을 가르치려고 했던 호텔경제학, 커피 원가, 유령섬이 된 거북섬 등의 발언이 틀렸으면 사과를 하면 되는데 끝내 자기가 옳다고 우기면서 정치적 팬덤을 동원해서 공격을 시도한다”며 “이런 나쁜 정치인 때문에 정치 양극화가 심해지고 지금 우리나라가 극단적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공격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정치 양극화는 사회적 불평등의 뿌리다. 지금의 정치는 상위 10% 기득권을 지키고 나머지 90%의 시민들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10대 90의 불평등 양극화가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한 기득권은 음모론과 가짜뉴스로 현실을 덧칠했다. 혐오를 키우고 갈등을 부추기며 정치의 중심을 삶이 아닌 권력에 묶어버렸다”라며 “저희들의 잘못이다. 진보 정치의 책임이 크다. 노동자와 서민을 대변하라고 기회를 주셨으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진심으로 국민 여러분께 반성한다”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