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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보물, 포항의 바다를 지키는 시민의 힘

등록일 2025-05-20 18:15 게재일 2025-05-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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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국 포항시의원·도시공학박사

포항은 대한민국에서도 정말 특별한 도시다.  도심 한가운데 영일대해수욕장과 송도해수욕장이 자리해 있어, 일상과 바다가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204km에 이르는 해안선을 따라 포항은 사계절 내내 바다와 함께 숨 쉬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 중 송도해수욕장은 2007년 폐장한 후 18년 만에 다시 개장한다. 포항시는 그동안 복원과 기반 시설 정비를 통해 한때 ‘명사십리’로 불리던 이곳을 피서객 맞을 준비를 마쳤다.

과거 연평균 12만 명이 찾던 명소였던 송도해수욕장은 1970년대 대규모 매립공사로 백사장이 유실되고 수질이 악화되어 폐장되었다. 이에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총 사업비 304억 원을 투입하여 모래 유실을 방지하는 수중 방파제 3기를 설치하고, 15만㎥의 모래를 채워 복원했다. 이 결과, 오는 7월 7일 시 지정 해수욕장으로 재개장하게 된다.

최근 맨발 걷기와 어싱(Earthing)이 건강에 긍정적이라는 연구들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포항에서는 맨발 걷기 열풍이 불고 있고, 맨발로 걷기 좋은 길이 30곳이나 조성됐다. 접지 효과와 반사요법 덕분에 스트레스 완화, 면역력 증진, 수면 질 개선 등 다양한 건강 효과를 시민들이 직접 체감하고 있다. 바다와 가까운 해변 덕분에 누구나 쉽게 자연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포항만의 큰 장점이다. 

여름에는 해수욕을 즐기고, 겨울에는 고요한 바다를 따라 맨발로 걷는 사람들로 해변은 늘 생기가 넘친다. 특히 도심에 인접한 해수욕장 덕분에 누구나 쉽게 바다를 찾고, 자연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도시가 바로 포항이다.

필자 역시 시민들과 함께 해변에서 맨발 걷기를 실천하며 운동과 힐링, 그리고 사람 간의 연결을 경험하고 있다. 더불어 매주 해변을 따라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플로깅은 환경 보호와 건강 증진, 공동체 의식 함양에 모두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이런 작은 실천이야말로 우리 바다를 지키는 소중한 노력이다.

하지만 최근 영일대해수욕장과 송도해수욕장 등 도심 해변에는 해초와 각종 쓰레기가 집중적으로 밀려와 수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송도해변의 경우,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해 설치된 해저 잠제(수중방파제) 주변에 해초가 자라면서 파도에 의해 백사장으로 대량 밀려드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는 일부 해초가 건강한 생태계의 신호일 수 있지만, 방치할 경우 자연과 시민 건강 모두에 해가 될 수 있다. 도심 속 해변은 한 번 훼손되면 복원이 쉽지 않은 귀중한 자산이다.

포항의 바다는 관광지가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이자 시민 모두의 생명선이다. 우리는 이 자산을 누리는 동시에 보존할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 작은 쓰레기 하나 줍는 일, 바다 생태계를 존중하는 마음, 무분별한 개발을 경계하는 시민의식이야말로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길이다.

지역구 시의원으로서 필자는 바다 자산 보존을 위한 정책적 기반을 마련하고, 시민과 함께 바다를 지키는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도심 속 바다가 주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면, 이제는 우리가 그 바다를 지켜야 할 차례다. 포항의 해변이 다음 세대에도 자랑스러운 도시의 얼굴로 남을 수 있도록, 모두의 실천을 부탁드린다.

/안병국 포항시의원·도시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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