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선돼도 여전한 불씨<br/> 국힘 “결별하면 지지층 이반”<br/>“절연 않을 경우 필패” 딜레마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이 차기 대선의 최대변수로 부각되면서 여야 모두 딜레마에 직면했다.
이 대표는 최근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어느 정도 사법적 부담을 덜었지만, 여전히 대장동 사건을 비롯한 여러 재판을 받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대장동·백현동 비리 사건과 불법 대북 송금, 위증 교사 등 다섯 건의 재판은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방송에서 “대선에 출마하면 재판이 중단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지만, 대선 출마가 현실화하면 그의 사법 리스크는 정치적 불안정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가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불소추특권’으로 재판이 중단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논란은 선거 과정 내내 야당의 공격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 보고 대통령 후보를 내지 말라고 한다”면서 “뻔뻔함, 후안무치, 몰염치, 도덕 불감증, 법 위반, 법치주의 무시 이런 단어도 부족한 이 대표야말로 대선에 출마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공격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전 대통령의 출당 여부를 놓고 내부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친윤계는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이 지지층 민심 이반으로 당의 패배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 탈당은 국민의힘 정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입장이다.
윤상현 의원은 “우리는 전직 대통령과 자산과 부채를 함께 짊어지고 갈 수밖에 없다”며 “과거에도 이런 식의 위기에 대통령과의 적극적인 절연을 통해서 위기를 탈피하려고 한 적이 수차례 있었는데, 그런 ‘뺄셈 정치’를 배격한다”고 강조했다.
출당을 주장하는 측은 조기 대선 국면에서 외연 확장을 위해 윤 전 대통령의 출당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소속인 조경태 의원은 지난 7일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으면 대선에서 필패할 것”이라며 “우리가 이기기 위해서는 비상계엄이라는 위헌·위법 행위로 탄핵된 대통령과의 절연은 필연적”이라고 주장했다.
김상욱 의원도 같은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계엄 사태와 관련해서 국민에게 행동으로 하는 사과는 바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조치”라고 말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 출당문제와 관련, “구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해당 행위가 나오면 그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