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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당원들의 선택이 국힘 미래 결정한다

등록일 2025-04-08 20:13 게재일 2025-04-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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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이 6월 3일로 확정되면서 57일간의 조기 대선레이스가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지지율이 한자릿수인 후보 13~15명이 난립하는데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아직도 심각해 대선전략을 두고 고민이 많다. 부자 돈 걱정하듯이, 이재명 대표의 일극체제에 대한 비판론 확산을 우려하는 민주당과 대비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4일 발표한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대선주자 중 김문수 전 장관은 9%, 한동훈 전 대표 5%, 홍준표 대구시장 4%, 오세훈 서울시장 2%로, 4명을 모두 합해도 20%다. 민주당 이 대표(34%)에 비해 14%포인트나 낮다. 특히 중도층에선 보수진영 주자의 지지율 합계가 14%로 이 대표(38%)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게 갤럽 분석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은 지난 7일 황우여 전 비대위원장을 당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선임하고 대선체제로 전환했다. 일각에선 지명도가 높은 주자들이 많아 경선 흥행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지만, 당내 분위기는 가라앉은 모습이다. 절대 강자가 없는데다 당 내분도 심각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끊임없이 탄핵 찬반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친윤(윤석열)계 일각에서는 탄핵에 찬성했던 인사들을 배신자로 낙인찍으며 “경선에 나와선 안 된다”는 주장까지 하는 모양이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6일 의원총회 자리에서 당 차원의 탄핵반대 집회를 거부한 당 지도부를 향해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향후 당내 경선과정에서도 ‘탄핵 찬·반’이 주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민주당 이 대표가 가장 바라는 일이 지금 국민의힘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젠 자연인으로 돌아간 윤 전 대통령의 ‘사저정치’도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일과 5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을 관저에서 만났다. 조기대선 얘기도 나왔을 것으로 짐작된다. 6일엔 변호인을 통해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며 대국민 메시지도 냈다.

당연히 당 안팎에서 조기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치러진 조기대선에서 친박계 인사들이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연이어 방문하면서 ‘박심(朴心)’ 논란이 인 것과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의 사저정치는 ‘배신자론’ 등장으로 당 내분을 가져올 뿐 아니라, 그의 탄핵에 찬성한 유권자들을 모두 적으로 돌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정당별 경선이 끝나고, 본선이 치러지게 되면 보수·진보 강성 지지층은 전에 없이 결집할 것이다. 역대 대선처럼 승패는 중도·무당층이 결정하게 된다. 국민의힘이 본선에서 승리하려면 우선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 대립을 통합해 낼 수 있는 인물이 경선에서 승리해야 한다.

당내 경선 선거인단 수가 서울 다음으로 많은 TK지역 당원들의 선택이 보수정당 미래를 결정하는 주요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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