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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랑’ 삶과 사유 통한 정치철학의 통찰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5-04-03 19:46 게재일 2025-04-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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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출신의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작가, 정치 이론가인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를 다룬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랑’(마르코폴로 출판사·사진)이 출간됐다.

스웨덴의 학자 겸 작가인 안 헤벨라인이 집필한 이 책은 단순한 전기 형식을 넘어,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철학자 중 한 명인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한나 아렌트(1906∼1975)는 나치 독일의 만행을 고발하며 ‘악의 평범성’ 개념을 제시한 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녀는 현대 사회가 행정 관료제의 안락함을 위해 민주주의의 자유로부터 자주 후퇴한다고 경고하면서도, 어떠한 정부도 인간의 자유를 완전히 소멸시킬 수 없다고 믿었다.

이러한 그녀의 정치적 유산은 점점 더 억압적인 세계에 맞서 자유를 강력히 옹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 헤벨라인은 아렌트의 사고가 그녀의 삶과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보여주며, 철학과 정치의 교차점에서 그녀의 사유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조명한다.

특히, 나치 정권의 부상과 냉전 위기 속에서 인류의 가치와 죄책감, 책임에 대한 우리의 사고를 형성한 그녀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아렌트가 스승이자 한때 열렬히 사랑한 연인이었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와의 관계를 통해 불가능해 보이는 화해와 용서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사랑만이 용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썼으며, 이는 그녀의 철학적 탐구에 깊이 반영됐다.

하이데거 외에도 발터 벤야민, 시몬 드 보부아르, 장 폴 사르트르 등 당대 지식인들과의 관계를 통해 아렌트의 지적 여정을 더욱 풍부하게 그려낸다.

안 헤벨라인은 아렌트가 사상가로서 발전하는 과정을 그녀의 삶 속 중요한 사건들과 어떻게 얽혀 있었는지를 보여주며, 복잡하면서도 매혹적인 초상화를 제공한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현재 우리가 직면한 정치적, 철학적 문제들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며, 한나 아렌트의 사유와 삶의 깊이를 체험할 수 있게 한다.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랑’은 단순한 전기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현대 정치철학의 거장을 새롭게 조명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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