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일직면 모듈러주택 건립 현장<br/>외관은 완성 단계… 10평 규모 욕실·침실·주방에 냉난방 시설 갖춰<br/>전기·수도 설치 등 끝낸뒤 입주… 다른 마을도 부지 마련 즉시 건설
안동시 일직면 권정생 어린이문화재단 앞 운동장에 거대한 주거시설이 들어섰다. 이곳은 지난 22일 의성에서 발화한 초대형 산불이 안동지역으로 확산하면서 집을 잃은 이재민들 중 일직면 거주자 일부를 위한 임시 주거시설(모듈러주택) 건립 공사가 진행되는 곳이다.
1일 오후 현장에서 본 모듈러주택의 외관은 거의 완성 단계에 들어가 있었다. 작업자들은 모듈러주택의 지붕을 올리는 작업 중이었고, 장철웅 부시장 등 안동시 관계자들도 현장에서 주택이 지어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모듈러주택은 총 20채가 설치되는데 이 중 18채는 주거시설로 활용되고 2채는 1층과 2층을 오가는 계단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주택 내부로 들어가보니 실내 공사는 아직 별다른 진척없이 약간 어수선한 모습이었지만 고령의 부부만 살고 있는 농촌의 특성을 고려해보면 임시 주거 공간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것 처럼 보였다.
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모듈러주택 내부는 약 10평(3.4×11.2m) 규모로 개별 욕실(화장실)과 침실, 주방으로 구성됐다. 이재민들의 편의를 위해 냉·난방 시설과 바닥 난방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한다.
작업자들은 정성을 다해 임시 주택을 짓고 있었다. 그들은 “비록 임시 주택이지만 내 가족이 산다는 생각으로 짓고 있다.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어 몸과 마음이 어느 곳 하나 힘들지 않은 곳이 없을 분들이다. 이곳에서라도 편하게 휴식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사 하나 못질 한번에도 정성을 들이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장 부시장은 “전기와 수도 설치 작업 등을 마무리하는대로 이재민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이곳 외에도 피해를 본 마을별로 부지가 마련되는 즉시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주택을 건설해 이재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당초 모듈러주택을 기부하는 분들과의 소통 오류로 외부는 건설이 이뤄지지만 내부 세면대나 욕조, 주방시설 등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던 것. 이후 경북도는 지난 31일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기부자 및 각 지자체와 논의 끝에 해당시설 설치에 대해 협의하고, 이재민들의 입주를 돕기로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당초 모듈러주택을 기부하는 분들은 해당 시설 내부도 같이 만들어 지는 것으로 알았는데, 그게 아닌 걸 알고 추가로 욕조 등의 실내시설까지 설치하는 것으로 모두 100동을 짓기로 교통정리가 됐다”고 밝혔다.
이재민들도 “원래 살던 곳 인근에 임시주거 시설이 들어선다는 얘기를 들었다.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농사 걱정도 한 시름 덜었다”며 “하루 빨리 완공되서 입주했으면 좋겠다”고 반겼다.
경북도는 지난 30일부터 이재민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피해 규모가 큰 마을 4개소를 시작으로 운송 장비, 설치 부지를 확보해 모듈러주택 100동과 임시 주거용 조립주택 26동을 설치하는 등 지금까지 1500채를 확보했고, 앞으로 총 3000여채를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