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 찾아오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여기저기 눈에 많이 띈다. 따스한 햇살 아래 반려동물들이 꼬리를 흔들며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500만 명을 넘어섰으며, 많은 가정에서 강아지와 고양이를 가족처럼 여기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이 늘어날수록 사료 생산, 배변 처리, 용품 소비 등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반려동물과 인간이 함께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식에 대해 고민할 때다.
반려동물의 주요 탄소 배출 요인은 사료와 배변 처리다. 반려동물 사료는 대부분 육류 기반으로 만들어지는데, 이는 가축 사육과 관련되어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킨다. 소고기와 닭고기 생산에서 나오는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가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으며, 반려동물의 소비량이 많을수록 온실가스 총 발생량 증가로 인한 환경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또한 반려동물의 배변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메탄가스가 발생하며, 비닐봉투나 플라스틱 배변 패드 사용은 환경 오염을 가중시킨다.
이에 따라 친환경적인 반려동물 사료 개발, 배변 처리 방식 개선, 지속가능한 반려동물 용품 사용 등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일부 사료 회사들은 곤충 단백질을 활용한 친환경 사료를 개발하고 있으며, 천연 성분으로 만든 배변 봉투나 재사용 가능한 패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들이 아직 일반 소비자들에게 널리 퍼지지 않은 만큼 더 적극적인 홍보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반려동물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곤충 단백질 기반 사료가 상용화되었고, 미국에서는 반려동물 배설물을 퇴비로 활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도시도 있다. 또한 네덜란드에서는 재생 가능한 소재로 만든 반려동물 용품을 판매하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으며, 친환경적인 반려동물 카페와 호텔도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친환경 반려동물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반려동물 배변을 분해하여 퇴비로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몇몇 스타트업 기업들은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한 반려동물 용품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제로 웨이스트 반려동물 양육’이 점점 인기를 끌며, 친환경 사료와 재사용 가능한 용품을 선택하는 보호자들이 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지속가능한 반려동물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친환경 반려동물 사료와 용품의 접근성을 높이고, 배변 처리 시스템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보호자들의 인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캠페인을 확대하고, 관련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변화한다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작은 실천을 할 수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반려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친환경적인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