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인구 감소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갈수록 떨어지는 출산율과 가속화되는 고령화는 전 세계가 안고 있는 공통적인 고민이다. 세칭 ‘인구 절벽’이 국가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형국.
최근 낮은 출산율과 줄어드는 인구를 실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비단 농어촌 지역만이 아닌 일부 도시에서까지 초등학교 입학생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기사가 이어졌다.
강화군 삼성초교 등 인천 7곳, 춘천 당림초교 등 강원 21곳, 울산 1곳(울주군 상북초교 소호분교), 경기 1곳(여주 이포초교 하호분교), 익산 용안초교 등 전북 25곳, 여수 돌산초교 등 전남 32곳, 충북 7곳, 충남 16곳 초등학교엔 올해 입학하는 신입생이 1명도 없었다. 그러니, 입학생 없이 학사 일정을 시작할 수밖에.
신입생이 단 1명인 초등학교의 입학식 풍경이 기사화되기도 했다. 홀로 선생님과 만난 어린 학생의 얼굴이 쓸쓸해 보였다. 해마다 이맘때면 북적거리던 전국의 초등학교 입학식 모습은 이제 빛바랜 옛날 사진으로만 남았다.
아이들은 줄어드는 반면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은 매년 늘어간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5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빈집 수는 2023년 말 기준 153만4919호. 전체 주택 수 1954만6299호의 7.9%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 2015년과 비교하면 빈집의 수가 43.6%나 늘어났다.
“증가하는 빈집은 도심 슬럼화로 이어지고, 범죄 발생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는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2025년 봄이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