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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의 가짜 조각품 소동

등록일 2025-02-27 18:36 게재일 2025-02-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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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인구 4만 정도의 청도군에서 군을 상대로 한 가짜 조각품 소동이 벌어져 화제다.

가짜 조각품 소동은 자칭 파리 7대학 교수를 역임한 세계적 유명 조각가가 자신의 어머니 고향에 작품을 기증하고 싶다고 군에 접근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그의 호의가 발판이 돼 군은 그의 작품을 구입하게 됐고, 3억원 가까운 예산을 쓰게 된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어머니의 고향도 청도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특히 이번 사기 사건은 특이하게 행정기관을 상대로 가짜 예술품을 팔았고 청도뿐 아니라 똑같은 피해가 전남 신안군에서도 발생했다는 점에서 매스컴의 주목을 많이 받았다.

신안군은 청도보다 앞서 19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각 작품을 납품받았다고 한다. 그가 납품한 조각품은 모두 중국 공장에서 만든 중국산 수입 조각상으로 밝혀졌다.

청도군은 그를 사기죄로 고발하고 집행된 예산을 되돌려 받기 위해 민사소송까지 제기했으나 예산을 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주민 다수는 행정기관이 어떻게 그렇게 깜쪽같이 사기 수법에 넘어갈 수 있었는지 의아심을 표하고 있다. 청도군은 집행과정에 이견도 나왔으나 한번 더 검증하는 기회를 갖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잘 수습할 수 있을 지가 걱정이다. 사기를 친 당사자는 법원의 판결로 유죄를 받았지만 군으로부터 받은 돈을 이미 다 써버렸다면 예산 찾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공공기관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사람이야 당연히 처벌받겠지만 주민이 낸 세금을 헛되이 쓴 행정당국의 책임은 누가 지나? 가짜가 판치는 세상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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