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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삼일절, 애국가를 다시 대한민국의 함성으로 만들자

등록일 2025-02-23 19:04 게재일 2025-02-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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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수로 취임한 후 한 행사장에서 애국가가 연주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입만 움직일 뿐, 목소리는 크게 들리지 않았다.

이러한 광경은 비단 그 자리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전국의 체육대회, 기념식, 국가 행사에서도 애국가는 반주만 흐를 뿐, 정작 힘차게 부르는 모습은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

태극기가 걸리고, 국가가 연주되지만, 우리는 애국가를 부르는 것에 점점 익숙하지 않게 되었다. 우리는 언제부터 애국가를 부르는 것을 주저하게 되었을까? 우리의 목소리는 어디에서 사라졌을까? 애국가는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역사이며, 민족의 숨결이며, 우리를 하나로 묶는 힘이다. 전쟁터에서, 월드컵 경기장에서, 올림픽 시상대에서 애국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리였다.

6·25전쟁 당시 포탄이 쏟아지는 참호에서도, 해외에서 조국을 그리워하는 동포들 사이에서도 애국가는 우리 정신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이었다.

독립운동가들은 감옥에서도 애국가를 부르며 조국의 독립을 염원했고, 군인들은 먼 타국에서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애국가를 부르며 조국을 떠올렸다. 어려운 순간마다 애국가는 우리에게 용기를 주고 하나로 만드는 힘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애국가는 점점 형식적인 절차로만 남아가고 있다.

“국기에 대한 경례, 바로. 애국가 제창….” 사회자의 안내가 들리면, 사람들은 입을 살짝 움직이며 따라 부른다.

애국가가 국가 행사에서도 명목상의 절차로만 남아 있는 현실은 우리가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엄숙한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애국가가 침묵 속에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부터 애국가를 힘껏 불렀다. 행사에 참석한 한 분이 “군수님 목소리는 다섯 명이 부르는 것보다 더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칠곡군은 ‘애국가 크게 부르기 운동’을 시작했다.

이제는 우리의 목소리를 되찾아야 할 때다. 애국가는 듣는 것이 아니라, 함께 부를 때 의미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호국도시 칠곡군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애국가 합창단’을 결성해 젊은 공무원들이 공식 행사에서 애국가를 선창하도록 했다. 공식 행사와 정례 조회에서 합창단이 애국가를 선창하면, 공무원과 주민들도 함께 따라 부르며 나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 운동을 통해 대한민국을 더욱 자랑스럽게 여기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칠곡군은 이에 그치지 않고 애국가 부르기 운동을 전국으로 확산하기 위해 온라인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국민들이 애국가를 입만 방긋하며 소극적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고 힘차게 제창하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애국가는 알아야 하는 단순 의무가 아니라 애국심을 표현하는 중요한 상징이기 때문이다.

SNS를 활용한 ‘애국가 힘차게 부르기 챌린지’를 통해 국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각자가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을 촬영해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올리면, 이를 공유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방식이다. 참여자 중 우수한 영상을 선정해 소정의 기념품을 제공한다. 영상 속에서 애국가를 힘차게 부르는 모습과 함께 칠곡군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으면 가산점이 부여된다.

젊은 세대가 이번 챌린지를 통해 애국가를 친숙하게 접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또 전국 지자체에 협조 공문을 보내 챌린지를 널리 알리고, 더 많은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애국가 부르기가 단순한 캠페인이 아닌, 국민이 함께하는 문화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다가오는 삼일절, 모두가 함께 애국가를 힘차게 불러 보자.

한 사람의 작은 변화가 대한민국 전체에 커다란 울림을 만들어 낼 것이다.

작은 실천이 모이면, 대한민국이 하나 되어 울려 퍼질 것이다. 우리가 함께 목소리를 낼 때, 애국가는 더 이상 형식이 아닌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될 것이다.

이제 침묵을 깨고, 대한민국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자.

삼일절, 온 국민이 함께 애국가를 부르며 대한민국의 하나 된 울림을 만들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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