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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깨어나야 한다

등록일 2025-02-13 18:22 게재일 2025-02-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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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철 수필가
노병철 수필가

시국이 참으로 어수선하다. 연일 방송엔 계엄 이야기로 도배를 한다. TV 속에 나오는 대통령의 그 뻔뻔함을 보면 참 기가 막힌다. 자기 잘못은 절대 인정하지 않는 투다. 여기에 야당 대표인 이재명은 그럼 아주 착한 사람인가. 까보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도긴개긴이란 말이다. 정치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얼굴에 철판을 깐 사람들이다. ‘면후심흑’(面厚心黑) 즉, 두꺼운 얼굴(面厚)과 시커먼 속마음(心黑)을 갖춰야 정치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얼굴이 얇아 체면을 버리지 못하고, 마음이 맑아 의중을 숨기지 못하는 자는 성공한 정치인이 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정치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정치를 하는 사람은 결코 잘못을 쉽게 인정하지 않고, 거짓말을 가볍게 여기며, 사과하는 법이 없다. 품위와 인격은 일찌감치 개한테 줘버리고 이 길을 택한 자들이다. 그들이 체득한 생존술은 국민을 위하기보다는 자신의 안위가 최우선이며 그 권력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다. 그들에겐 정치공학은 딱 한 가지이다. 이기면 모든 것이 미화되어 ‘절세의 군주’가 되고, 패하면 모든 것이 폄훼돼 ‘만고의 역적’이 된다는 것을 머리에 새기고 있다. 이번 계엄도 성공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위기의 대한민국이 계엄이 살린 것이 된다. 이게 21세기 대한민국 국민이 이해하고 넘어갈 보편타당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

온갖 거짓 뉴스를 남발하는 유튜버들이 하루 52시간 근무도 하지 않고 엄청난 돈을 번다고 한다. 먹방으로 한 달에 1억 이상을 번다니, 명문대 졸업 후 어렵게 얻은 직장에서 잘리지 않으려 애쓰며 버는 돈과 비교하면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에스키모족이나 마사이족처럼 경제력이 낮아도 행복도가 높다며, 돈보다 마음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일하지 않고도 세금을 쓰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데, 정치의 기본 개념조차 모르는 듯하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며, 이를 바로잡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마오쩌둥은 죽기 직전의 병석에서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다. 절대 권력이 1인에게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노년층, 중년층, 청년층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권력 핵심부가 필요하다고 한 것이다. 마오쩌둥은 이미 세대 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정치라고 간파한 것이다. 이 추운 날에 태극기 손에 들고 거리로 나선 노인들과 응원봉을 들고 춤을 추면서 거리에 함께하는 젊은이들을 봉합할 방법은 없을까? 우리나라 정치를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라고 치켜세우는데 이건 그런 이념적 갈등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역갈등이 여전하고 종교가 정치화되고 세대 간의 갈등은 이미 선을 넘었고 심지어 이젠 젠더 갈등 또한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정치 영역이다. 국민 간에 내전이 일어나기 전에 정치가 빨리 개입되어야 할 시점인데 그들은 그들만의 리그에서 나올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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