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과 올 1월 사이 갑작스런 비상계엄 선포와 연이은 국회의 대통령과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국방장관과 육군의 고위 장성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어수선함 속에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시작되는 등 정치권에선 극도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국민들은 ‘탄핵 찬성’과 ‘탄핵 반대’로 갈려 광장에서 목소리를 높였고,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선 난동에 준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비정상적이고 상식을 벗어난 상황이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
현실이 이러하니 사람들의 소비심리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서민들은 가뜩이나 얇아진 지갑을 닫고, 식당이나 옷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사태 때보다 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한숨을 쉰다.
최근 통계청은 ‘202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재화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이 2022년 이후 3년 연속 줄어들었고, 감소 폭 역시 커졌다.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장 기간의 감소라고 한다. 소매판매지수는 재화의 소비를 보여주는 바로미터.
소비재별 판매는 다양한 분야에서 모두 줄었다. 승용차 등 내구재가 -3.1%p,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는 -1.4%p, 의복 등 준내구재 또한 -3.7%p의 감소폭을 보였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높은 물가와 고금리라는 경제적 악재에 더해 정치적 혼란까지 겹친 2025년 2월. 입춘이 왔음에도 꽁꽁 얼어붙은 땅은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다. 매서운 삭풍 앞에 선 한국의 정치·경제 상황. 봄소식은 언제 전해질 것인지. 국민들은 답답하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