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신년 인사차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통합과 포용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를 찾은 이 대표에게 통합·포용 행보의 중요성을 당부했고, 이 대표는 공감을 표시하며 통합 행보를 거듭 다짐했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동은 지난해 9월 두 번째 당 대표직 임기 시작과 함께 이 대표가 양산을 찾은 이후 넉 달여만이다.
사저에는 전현희·한준호·이언주·송순호 최고위원과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 김태선 당대표 수행실장, 조 수석대변인 등이 동행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금과 같이 극단적인 정치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는 통합·포용 행보가 중요하다”며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큰 정치적 변화가 생겼을 때도 포용하고 통합하는 행보가 갈등을 치유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최근 당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비명(비이재명)계가 일극 체제를 비판하고 친명(친이재명)계와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당 일각에서 나왔다. 이날 회동에서 김 전 지사의 글과 관련한 대화는 오가지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다가 정권 교체 후 멈춘 부·울·경 지역 발전 방안을 민주당이 고민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김 전 지사 같은 분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민주당이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추진 중인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았다. 문 전 대통령은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울 때 내란이 벌어져 자영업자를 비롯한 서민이 어려움을 호소해 추경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우리가 제시한 안을 고집할 생각이 없다”며 “정부가 추경을 빨리 결정해주면 논의하고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은 최근 취임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얘기도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하고, 북미 대화를 주선한 경험이 있다”며 “당시 소통했던 많은 인력과 지혜가 있으니 이를 대한민국 차원에서 적절히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