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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에 힘을 모아야

등록일 2025-01-20 19:20 게재일 2025-01-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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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인수필가
김규인 수필가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12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440만1000명이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9만7000명 감소한 수치다. 12월 전체 취업자 수도 5만2000명이 줄어든 2804만1000명이다. 취업자 수는 -7.2%를 나타낸 건설업의 감소가 가장 컸다. 그러나 규모가 큰 제조업에서의 감소는 걱정스럽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부의 노력에도 고용은 줄어든다.

지난 10여 년간 제조업의 비중은 2011년 30%에 달하던 것이, 2023년에는 25.6%로 줄어들었다. 대한민국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체가 줄어들고 사라지면서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제조업의 위축은 근로자들의 수입 감소로 이어지고 소비는 줄어들고 산업은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진다.

2025년도 트럼프 등장으로 고율 관세 부담으로 세계 경제 전망은 불투명하고 환율은 치솟는다. 관세를 무기로 자국 경제를 살리려다가 세계 경제를 어둡게 한다. 자국 우선주의 앞에 동맹도 우방도 없고, 우리의 수출 주역인 제조업은 거센 풍랑을 맞아 위태로운데 흔들리는 정치는 경제에 부담만 준다.

중국을 향한 미국의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판매처를 잃고 세계시장에 제품을 싼값으로 내놓아 우리 제조업을 더 힘들게 할 것이다. 그동안 중국 제품은 우리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휴대전화, 조선과 철강, 전기차와 이차전지, 석유화학 제품과 기계제품에서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매년 한국 제품을 대체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60%의 고율 관세에 대응하여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마저 이루어진다면 한국 제조업은 설 자리를 잃는다.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국내 기업도 자구책 마련에 바쁘다.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줄이고 보다 값싼 재료를 찾고 인건비를 줄이려고 동남아로 생산 거점을 옮긴다. 그러나 동남아 이전은 산업체의 생명을 잠시 연장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그러기에 이전하면서도 근심 어린 표정이 가득하다.

대기업이 사활을 걸고 개발하는 첨단 기술은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더디고 기존 제품 시장은 자꾸 줄어든다. 이러한 어려움을 헤치고 확립한 기술은 생명이 짧고 경쟁업체로의 기술 유출도 심각하다. 돌아보면 제조업체가 기술을 개발하며 시장을 확대하며 종사자들에게 월급을 주며 유지하는 것이 기적에 가깝다.

사면초가에 몰린 한국 제조업이 살길은 무엇일까. 현대자동차 대표이사인 호세 무뇨스는 미국 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발표했다. 자동차 최대 시장인 미국에 대한 투자로 시장에서 입지 강화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기업뿐 아니라 국가도 미국과의 투자와 경제 협력에 적극 참여하며 살아남아야 한다.

제조업의 위기에 국가의 총력 지원이 필요하다. 때를 놓치면 제조업은 고사 위기에 몰려 무너지고 만다. 기업이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살려야 한다. 위기의 순간을 잘 극복하면 기회는 저절로 찾아올 것이다. 나라의 장래를 살피는데 이념도 사사로운 감정도 버리고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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