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임기 더해서 뭐 하겠나<br/> 차라리 들어가는 게 낫겠다”<br/> 체포영장 집행 직전 말 남겨<br/> 공수처 검사 영장 제시하자 <br/> 첫 반응은 “알았다, 가자…”
윤석열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직전 ‘정권 재창출을 부탁한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관저를 찾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이런 상황에서 (남은) 2년 반 임기를 더 해서 뭐하겠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영장 집행 직전 윤 대통령 관저에는 대구·경북(TK)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20여명과 원외당협위원장들이 자리를 지켰다.
15일 윤 대통령 관저를 찾은 국민의힘 의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당 지지율을 언급하며 “나는 가지만 정권 재창출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여기(관저)에 있으나, 저기(공수처)에 있으나 마음대로 못 돌아다니는 건 매한가지다. 들어가는 게 낫겠다”고도 했다. 야당이 29번의 탄핵을 시도한 데 대해서는 “이유 없는 탄핵소추가 너무 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관저를 찾은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추운 날씨에 나 때문에 고생이 너무 많다. 미안하다”며 “당과 국민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관저 앞을 중계하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20대 다수가 참여한 것을 봤다며 “그래도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고도 한다.
국민의힘 권영진(대구 달서병) 의원은 윤 대통령과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전날 잠을 거의 못 잤다고 한다”며 “굉장히 피곤해 보였다”고 전했다. 권 의원은 김건희 여사와는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면서도 “얼굴이 형편없더라”고 전했다. 윤상현 의원도 “(윤 대통령이 새벽) 1시에 주무셨는데 전화가 와서 2시 30분쯤 일어나셨다고 한다. 1시간 30분 주무셨다”며 “변호인들이 다 관저에서 잤다”고 했다.
윤 의원은 체포 당시 상황에 대해 “(공수처) 검사가 체포영장을 제시했고 (윤 대통령은) ‘알았다, 가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