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42.2%·국민의힘 40.8%<br/>16주 만에 오차범위 내 접전 <br/>李 지지율도 ‘박스권’에 갇혀<br/>중도층 탄핵 찬성 70% 넘지만<br/>정국 불안정에 ‘反이재명’ 정서<br/>반사이익으로 고령·보수층 뭉쳐
국민의힘이 보수진영 결집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중도층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핵 남발과 카카오톡 검열 논란 등 거대 야당의 폭주로 인해 중도층이 민주당을 외면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반사 이익을 국민의힘이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40.8%, 민주당 지지율은 42.2%를 기록했다. 양당 격차는 1.4%포인트에 불과했다. 지난 9월 3주차 이후 16주 만에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양상을 띠고 있는 셈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국민의힘은 보수텃밭인 대구·경북(51%, 민주당 30.5%)과 부산·울산·경남(46.5%, 민주당 39.1%), 그리고 대전·세종·충청(46.4%, 민주당 34.4%), 제주(54.3%, 민주당 27.6%)에서 민주당을 앞섰다. 민주당은 광주·전라(60.9%)와 강원(55.9%)에서 압도적으로 앞선 것 외에 서울, 인천·경기에선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실시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34%, 민주당 36%로, 양당 격차는 2%였다.
12·3 비상계엄 이후 크게 벌어졌던 양당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데에는 민주당이 중도층을 흡수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갤럽과 전국지표조사(NBS)의 1월 2주 조사에서 중도층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비율이 각각 70%, 72%에 이르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주당은 중도층의 높은 탄핵 여론을 정당 지지율로 흡수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그 배경에는 카카오톡 검열 논란을 비롯해 거대 야당의 폭주로 인한 피로감이 높아진 데다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호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배경이기도 하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이 대표에 대한 비판 여론에 따른 반사 이익으로 인해 고령층과 보수층이 결집해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보수 붕괴 우려에 대한 지지층 결집, 이 대표에 대한 비호감 확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3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지지해 준 게 아니다”라며 “탄핵 폭주·특검 중독·국가 핵심 예산 삭감으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이재명 세력에 맞서 싸우며 올바른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절규 어린 호소”라고 했다.
국민의힘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명만큼은 안 돼야 겠다. 민주당이 집권하는 건 안 된다는 반민주당 정서, 반이재명 정서가 갈 데가 없으니까 국민의힘 지지로 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민주당은 여론조사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난 총선 국면에서 갤럽 (여론조사 결과)은 4~5% 국민의힘이 이기고 있었다. (실제) 총선 결과는 민주당이 전국에서 10% 이상 이겼다”고 했고, 박원석 전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갤럽도 그렇고 리얼미터도 그렇고 최근 샘플에 보수가 많이 잡힌다”면서 “이런 보수층 과표집의 진앙지가 자유통일당, 태극기 부대, 전광훈 목사다. 이 상황이 지나가면 남는 것은 극우 정당일 것”이라고 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