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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눈으로 노인을 보는가

등록일 2025-01-13 19:18 게재일 2025-01-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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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인수필가
김규인수필가

우리 사회는 나이 든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고령화가 진행되며 세대 간 경제·사회·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이 생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노인을 비하하는 표현도 자주 나타난다. 카페에선 ‘노인이 많으면 젊은 사람이 안 온다’며 입구를 막아선다. 노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부정적이다.

나이 들어 회사에서 정년퇴직하면 뒷전으로 밀린다. 재취업을 위해 서류를 내면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 같아 주변의 눈치를 살핀다. 버스 안에서는 젊은이들의 자리를 양보받는 염치없는 사람으로 몰리고, 친구들과 들른 찻집에서는 눈치 없이 큰 소리로 떠든다고 사람들의 눈총을 받는다.

노인들은 눈치 없고 막무가내로 막말만 해대고 젊은이들의 일자리나 빼앗는 몰염치한 사람으로 치부해 버린다. 고령 운전자들의 연이은 사고로 인한 원망의 눈초리까지 노인에게 향한다. 오죽했으면 프란치스코 교황마저 “노인이 ‘젊은이의 미래를 훔친다’는 비난은 요즈음 어디에서나 존재하며, 근거 없는 편견들은 여전히 젊은이와 노인 세대 간 갈등에 계속 불을 지피고 있다”며 걱정을 하였을까.

나이 든 부모를 ‘도움이 안 되는 존재’로 생각한다. 가장 행복해야 할 가정에서 노인 차별과 혐오가 시작된다. 그들을 낳고 길러준 부모에게 이러할진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을 대할 때의 태도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러한 경향은 사회적으로 차별을 넘어 노인 혐오로 이어진다.

‘65세 이상 파워 컨슈머의 부상: 시니어 소비 트렌드와 기업들의 대응’, ‘고령사회 한국 & 액티브 시니어: 새로운 소비층의 등장’, ‘소비시장 큰손 액티브 시니어를 잡아라’. 어느 한 곳의 기사가 아니다. 침체한 경기를 살리기 위하여 돈 있는 노인들을 추켜세우며 소비를 부추기는 듯한 기사도 언론사마다 경쟁적으로 등장한다.

우리 사회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수십조 원을 퍼부은 저출생 대책은 아직 큰 진전이 없고, 힘든 일을 기피하며 일자리의 부족을 말하는 젊은 세대, 치열한 수출 경쟁으로 양질의 일자리에 한계를 보이는 산업체와 정부, 사람이 없어 물건을 생산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체와 구인난에 허덕이는 농어촌, 베이비붐 세대의 점차적인 은퇴로 생산 인력의 감소, 고령화에 따른 젊은 층의 부양 능력의 가중, 이로 인한 연금과 기금의 고갈이라는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다.

문제는 생산 인력의 부족이다. 젊은이들이 힘들다고 피하는 일자리지만 이를 원하는 노인들도 많다. 정부에서는 능력에 따라 일할 수 있게 정년을 연장하는 등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일함으로써 생산 인력 확보와 연기금의 고갈을 막고 젊은 층의 부담을 덜어주고 정부는 세수 확보로 재정 안정을 기할 수 있다.

국가가 문제를 해결하고자 앞장설 때 가능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세대 간의 갈등을 조절하며 한 걸음씩 나아갈 때 국민의 동참도 늘어난다. 모든 국민이 함께 일할 때 국가의 부는 저절로 증가하고 국민은 건강해진다. 노인이 기피 대상이 아니라 국가의 중요 인적자원임도 알게 된다. 어떤 눈으로 노인을 보는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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