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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혼란… ‘경주APEC’ 준비는 잘 되나

등록일 2025-01-07 19:20 게재일 2025-01-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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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충택 논설위원
심충택 논설위원

정치 불안으로 국가 신인도와 위상이 끝없이 추락해 올가을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주 SNS를 통해 APEC 회원국에 ‘여야정 공동사절단’과 최태원 회장(CEO서밋의장)을 파견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치적 혼란에 대한 각국의 의구심을 불식시키자는 취지다.

정부는 관례대로 오는 5~6월 중 APEC 각국 정상과 기업인을 대상으로 초청장을 보낼 예정이다. 초청장은 한국 대통령 명의로 발송되지만, 현재로서는 누구 이름으로 보내게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을 당시에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정부가 회의준비를 철저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연말 국무총리와 경제 6단체 대표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한 대행은 “의장국 수임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의장국 활동은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역내 다양한 협력 의제를 주도하는 역량을 갖췄음을 보여주는 국격 성장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연말부터는 한 대행의 직무가 정지되고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외교부가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우리나라가 의장국인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지만, 1인 3역(대통령, 국무총리, 장관)을 해야 하는 최 대행이 경주 APEC회의에 얼마나 신경을 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주 APEC 회의는 이미 시작된 것과 마찬가지다. APEC 고위관리회의(SOM)를 준비하는 비공식회의가 지난달 서울에서 21개 회원국 관계자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이미 열렸다. 정부는 앞으로 2000명 이상이 참석하는 3회의 고위관리회의를 비롯해 분야별 장관회의 10여 회, 산하 4개 위원회 및 40여 개 실무작업반 회의를 가진다.

APEC 고위관리회의는 21개국 정상들이 논의할 의제를 결정하는 기구다. 경북도는 다음달 24일부터 3월 9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제1차 고위관리회의를 앞두고 어제(7일) 입출국과 수송, 관광 지원을 맡을 자원봉사자 신청을 마감한 상태다. 경북도는 APEC 회원국에서 유학하는 학생들도 일정 인원 선발해, 한국과 회원국 간 가교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경주 APEC 회의의 성공 여부는 주요국 정상들이 얼마나 참석하느냐에 달렸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 여부가 최우선 관심사다. 트럼프 당선인의 경우, 대통령 재임당시 세 차례의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됐는데, 이 중 부통령을 참석시킨 경우를 제외하고는 두 차례 참석했었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10년간 개최된 APEC 정상회의에 모두 참석했다. 중국은 차년도 APEC 의장국이기도 해 참석 가능성이 크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때문에 지난 2022년부터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이철우 지사가 제안한 것처럼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하루빨리 국정혼란을 수습해서, 경주APEC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총력을 쏟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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