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탄핵 가능성엔 신중 입장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하고,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라고 압박했다. 다만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에 이은 ‘줄탄핵’ 가능성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29일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김윤덕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한민국을 정상화시키는 길은 헌법적 절차를 통해서 내란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것뿐”이라며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3인을 즉각 임명해야 되고, 윤석열 파면을 위한 헌법적 절차에 조금의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최 권한대행은 ‘윤석열의 권한대행’이 아니라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대행’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고, 특검법을 수용하라는 얘기다.
그는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시 탄핵 추진 가능성에 대해 “헌법적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기다리겠다”며 “헌법재판관 문제와 특검 문제는 기한이나 마지노선은 없고 당연히 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야권이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카드를 꺼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 권한대행이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수습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의 연이은 탄핵으로 재난 수습을 맡을 담당자들이 공석이 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맡는다. 그러나 이상민 전 장관은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되자 사퇴했다. 여기에 한덕수 총리까지 탄핵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최 권한대행 등에 대한 탄핵을 추진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 민주당은 일단 사고 수습과 애도의 시간을 갖기 위해 30일 예정된 국회 운영위원회를 비롯한 상임위 일정을 순연키로 했다. 야권 한 관계자는 “사고 수습 전까지는 최 권한대행을 압박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사고 수습에 더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