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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수술비만 5억’ 이어진 온정 모금대리인 수상한 행적에 스톱

김채은기자
등록일 2024-12-26 19:53 게재일 2024-12-2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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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의 아파트 방화에 ‘3도 화상’<br/>20대 아들 모금액 5억 넘었지만<br/>소셜미디어 소개 대리인 김모씨<br/>기부자들에 논란 소지 글 올리고<br/>게임아이템 고액 지출 등 의구심 <br/>기부자들 “제대로 사용되긴 하나” <br/>용도 변경 요청·철회 등 잇따라

경북 포항시 두호동에서 벌어진 ‘포항 아파트 방화사건’의 수술비 모금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일 경북 포항시 두호동의 한 아파트에서 60세 남성 손모씨가 방화를 저질렀다.

해당 사고로 60세 남성 손모씨는 사망하고 함께 거주하던 20대 아들 2명은 중상을 입었다.

2도 화상을 입은 큰 아들 손씨(24)는 수술 후 안정을 되찾은 상태지만, 둘째 아들 손씨(21)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어 ‘자가 배양 피부 이식’이 필요한 상태다.

이는 다른 조직 재생 치료와 달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둘째 아들 손씨가 약 150장의 자가피부배양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약 5억원의 수술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둘째 아들 손씨와 함께 군 생활을 했던 해군 홍보대 전우 15명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해 모금 활동을 시작했고, 1차 모금액인 1000만원을 금새 달성했다.

큰 아들 손씨는 모금액 1000만원을 병원비로 사용한 내역을 SNS에 올려 증빙했고, 이후 모금은 개인계좌로 1000만원 이상의 모금 활동이 금지되는 기부금품법에 따라 화상후원재단인 베스티안을 통해 이뤄졌다.

수술비 모금에는 게임 블루 아카이브 총괄 PD로 알려진 김용하 등이 참여해 큰 관심을 모았고 짧은 시간내 많은 금액이 모였다.

문제는 큰 아들 손씨가 사고 후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별다른 검증 없이 소셜미디어에서 소개받은 김모씨를 수술비 모금의 대리인으로 지정했다는 것.

대리인 김모씨는 ‘기부자들을 긁는 것이 자신의 역할’, ‘(기부자들은) 기부하는 것으로 우월감을 느끼는 집단’ 등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는 글을 개인 SNS에 게재했다.

기부자들은 또한 김모씨가 평소 생활고를 주장하다가 기부금 대리인이 되고난 뒤 게임 아이템에 고액을 지출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결국 대리인 김모씨의 각종 논란과 기부금이 원래의 용도로 잘 쓰이는지에 대한 의문 등으로 기부자들이 기부금을 철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커뮤니티 내 기존 기부자들은 포항 아파트 방화사건이 아닌 다른 화상 사고로 기부금 사용 용도를 변경하거나 기부금을 다시 환불 받는 등의 냉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큰 아들 손씨는 목표 기부금액인 5억원이 나흘만에 모였지만, 25일 기준 약 1억 6000만원이 철회됐다고 밝혔다.

그는 계속해서 기부금이 철회되고 있어 동생 손씨의 수술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각종 논란에 대해 큰 아들 손씨는 “대리인 김씨에 대해 나도 사실 잘 모른다. 지인들이 소셜미디어 단체에서 유명한 사람이라고 소개해 대리인으로 위임 했을 뿐”이라며 “기부금은 베스티안 후원 재단을 통해 제공받기 때문에 절대 다른 용도로 쓰일 수 없다”며 오해에 대해 해명했다.

또한 “현재 대리인 김씨와 다른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사이버불링과 스토킹이 심해 법률 자문을 구하려고 한다”며 “무엇보다 기부금을 받아 동생이 수술을 받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과 함께 각종 사이버불링을 멈춰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채은기자 gkacodms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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