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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과 호빵으로 6000억원

등록일 2024-12-25 18:35 게재일 2024-12-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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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기획특집부장)
홍성식 (기획특집부장)

겨울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군입거리가 붕어빵과 호빵이다.

과거 붕어빵은 붕어 모양 틀에 밀가루 반죽과 팥소를 넣어 만들었다. 호빵 역시 반죽된 밀가루 속에 팥을 넣어 뜨거운 증기에 쪄서 먹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입맛도 바뀌었다. 붕어빵 속에 팥이 아닌 슈크림이나 치즈 등을 넣기 시작하더니, 요즘엔 견과류까지 더해 “맛과 영양 2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고 호언하는 장사꾼까지 등장했다. 호빵 역시 마찬가지. 천편일률 팥이 아닌 만두소나 피자소스를 재료로 사용한 독특한 호빵이 MZ세대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한국 붕어빵과 호빵은 외국인도 좋아한단다.

최근 관세청이 “올해 1부터 11월까지 베이커리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4억4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붕어빵, 호빵 등 세칭 ‘K-베이커리’의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이다.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에 힘입어 붕어빵과 호빵이 수출 효자상품으로 등극했다는 소식. 뒤이어 연상 작용으로 한국 대중가수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붕어빵을 먹는 독일이나 미국 청소년들이 떠오른다. 10~20년 전엔 상상하지 못했던 광경이다.

붕어빵과 호빵을 포함한 K-베이커리는 세계 120개 나라로 수출되고 있고, 한 해 판매량이 앞서 언급한 것처럼 6000억원을 넘나든다고 한다.

지난 시절. 불어오는 차가운 겨울바람 앞에서 언 손으로 ‘호호 불며’ 한국의 코흘리개들이 먹던 붕어빵과 호빵이 바다 건너에서도 칙사로 대접받고 있다니 격세지감이다. 오늘 퇴근길엔 오랜만에 붕어빵 한 봉지 사야겠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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