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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의회, 국회 코스프레 주민들 우려…의회 운영비는 살리고 집행부 업무추진비 등 대폭 잘라

곽인규기자
등록일 2024-12-22 09:33 게재일 2024-12-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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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의회가 지난 11월 27일부터 12월 19일까지 개회한 제230회 제2차 정례회를 폐회하고 있다. /상주시의회제공
상주시의회가 지난 11월 27일부터 12월 19일까지 개회한 제230회 제2차 정례회를 폐회하고 있다. /상주시의회제공

국회 다수당의 사상 유례 없는 폭주로 비상계엄이 촉발한 가운데 지방자치의회들마저 국회를 코스프레하고 있어 주민들의 우려가 크다.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정부 주요부처의 특활비 등을 삭감하고 국회 경비는 그대로 반영한 것처럼 상주시의회도 유사한 행태를 보였다.

상주시의회(의장 안경숙)는 지난주 제230회 상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상주시가 제출한 1조 2200억 원 규모의 2025년도 예산안을 심사했다.

이 결과 총 1조 2200억 원 중 233억 6500만 원을 삭감해 전례 없는 감액예산을 의결했다.

이중 시장과 각 부서가 국도비 확보와 관서운영 등에 사용하는 업무추진비는 2억8600만원에서 1억7600만원(62%)을 잘라 원만한 대내외 업무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반면 시의원들이 사용하는 의회운영 업무추진비 7927만원은 전액 반영했으며, 집행부의 업무추진비에 해당하는 의회 사무국 경비는 일부 삭감했다.

국민체육기본법 등에 따라 운용하는 상주시청 여자사이클팀의 예산은 14억4500만원 중 55%에 해당하는 7억9600만원이 깎여 팀의 존속이 불투명하게 됐다.

특히, 사이클팀의 경우 전체 예산 중 10억원 정도가 인건비이고, 국가대표 배출의 요람이자 지역의 중요한 홍보수단임을 감안할 때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긴급히 지출해야 될 예비비도 289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140억원을 삭감해 위기대응 체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외에도 본청과 읍면동에서 응급복구 및 주민편의 개념으로 편성한 소규모 주민편익사업비 역시 41억3000만원 중 82% 수준인 33억9000만원을 삭감했다.

이에 따라 상주시는 내년도 각종 사업추진과 원활한 행정업무 수행 등에 차질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상주시의 내년도 예산안을 살펴본 한 시민은 “합리적인 명분이나 명확한 기준 없이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대의정치에도 어긋난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시민을 위한 예산은 정쟁이나 감정 대응의 대상이 아닌 만큼 주민편익이나 지역발전이 침해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박주형 상주시의회 부의장은 “불요불급한 예산이나 회계처리 및 운영의 투명성이 크게 미흡한 예산은 삭감했다”며 “평소 업무감사 등을 통해 미진한 분야에 대해서는 수시로 시정을 요구했지만 소통 부재로 인해 의회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덧붙여 “의회와 집행부가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고 꼭 필요한 사업이나 시급한 사안은 추경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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