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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안 발의에도… 길어지는 ‘尹의 침묵’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4-12-05 20:10 게재일 2024-12-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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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 달랠 ‘사과’ 필요한 데<br/>대국민 담화 1차례 연기 후 취소<br/><br/>비상계엄 건의 국방장관만 면직<br/>후임 최병혁 주사우디대사 지명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해제 선언 후 아무런 입장 설명 없이 침묵하고 있다. 비상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을 면직시킨 외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관련기사 4면>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은 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늘 윤 대통령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을 재가했다”며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최병혁 주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준비해 온 원고만 읽은 뒤 별도 질의응답 시간을 갖지 않고 브리핑룸을 빠져나갔다.

당초 국민의힘 지도부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대구·경북(TK) 한 의원은 지인과 지지자들에게 “5일 오전 대통령 담화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고, 대통령실 출입기자들도 대기상태였다. 기자회견 시간도 4일 오후 11시였다가 5일 오전 10시로 변경되는 등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으로부터 이날 대국민 사과나 추가 담화를 들을 수 없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입장 발표는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안팎으로부터 대통령 탄핵 소추에 대한 이탈표가 나올 것을 대비해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여당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내용의 사과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용산 사정에 밝은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이 “(윤 대통령) 담화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고, 윤 대통령의 담화가 예정돼 있다고 말한 TK의원 역시 용산 사정에 매우 밝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대통령 담화 발표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이들 의원의 예상이 빗나가면서 윤 대통령이 사과를 담은 담화를 발표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유발되고 있다. 

담화 발표를 검토했던 윤 대통령이 담화를 발표하지 않은 배경을 놓고는 여러가지 추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전날인 4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긴급 회동에서 “내가 잘못한 것은 없다”는 취지와 함께 야당의 폭거로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고 강조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대통령실 참모들도 사과 담화를 해야한다는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해석도 있다. 일부에서는 야당 주도로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탄핵이 추진되면서 비상계엄 선포 명분이 되살아나자 담화를 접은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나아가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유를 막론하고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하는 등 하루빨리 조치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성난 민심을 달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우재준(대구 북갑) 의원 등은 “질서 있는 수습을 위해 국민에게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진실하게 사과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에 책임 있는 모든 사람에 대한 신속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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