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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헬리콥터 부모

등록일 2024-12-02 19:54 게재일 2024-12-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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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기획특집부장)
홍성식 (기획특집부장)

최근 중앙일보에 실린 과보호 부모에 관한 기사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등장하는 사례들은 ‘정말로 그런 일이 있을까?’라는 의구심과 함께 허탈감까지 부른다.

증권회사 부서장에게 신입사원의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온다. “내 자식이 고객 응대와 실적 목표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니 부서를 옮겨 달라”는 부탁을 했단다.

유통기업의 인사팀장은 직원의 아버지로부터 장문의 편지를 받는다. 핵심 내용을 요약하면 “회사를 그만두고 유학을 가겠다는 아들을 막아달라. 혹시, 회사가 힘들게 해서 아들이 퇴사를 고민하는 것 아니냐”라는 것.

지난 세기엔 사용되지 않던 단어 중 21세기 들어 새롭게 만들어진 조어(造語) 중 하나가 ‘헬리콥터 부모’다.

아이들을 키울 때 양육과 교육 모두에서 극성스러울 정도로 지나친 관심을 쏟는 부모를 지칭하며 사용된다. 회전하는 날개를 단 헬리콥터처럼 항상 아들과 딸의 머리 위를 끝없이 맴돈다는 의미.

몸이 아파 조퇴하는 아이를 대신해 담임교사에게 전화를 해주고, 대학생 자녀가 성적에 만족하지 못할 때 교수에게 연락해 점수를 높여달라고 떼를 쓰는 부모가 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왔다.

그런데, 20대 중반을 훌쩍 넘겨 직장인이 됐음에도 다 큰 아들·딸의 연봉 협상과 부서 배치 과정에 개입하며, 성인 자녀를 서너 살 아이처럼 싸고도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다는 건 놀랍고 더 나아가 측은하다.

세월의 변화에 따라 대부분의 부모가 한두 명의 자녀만을 가진 사회가 됐다. ‘금쪽같은 내 새끼’로 키우는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무엇이든 과하면 낭패를 만난다. 자식 문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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