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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인생’ 사는 노인들

등록일 2024-11-27 19:36 게재일 2024-11-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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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기획특집부장)
홍성식 (기획특집부장)

늙은 남성들 사이에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런 이야기가 떠돈다. “친구고 뭐고 다 소용없어, 늙으면 가장 필요한 게 돈과 마누라야.”

돈과 아내. 지목된 이 두 가지 가운데 돈과 관련된 걱정스런 뉴스 하나가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노인들의 상당수가 적자 인생을 살고 있다는 소식이다.

61세 이후 생애주기 적자폭은 갈수록 늘어난다. 61세에 178만4000원이던 적자 규모는 70세가 되면 1612만1000원, 75세엔 2015만2000원으로 늘어나고, 85세 이상 노인들의 적자 규모는 2420만2000원에 이른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일을 해 벌어들이는 소득과 생활 유지를 위해 사용되는 돈의 차액 폭이 갈수록 커지는 이런 현상이 이른바 ‘빈곤한 노인’을 만들어내고 있다. 현행 60세인 정년을 연장하고, 퇴직 후 일자리 찾기를 도와야 한다는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도 이런 세태를 반영한 게 아닐까.

나이를 먹을수록 병원비 사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60대면 아직 자식들 뒷바라지가 채 끝나지 않은 경우도 흔하다. 거기다 일을 하지 않는다고 개인의 소비가 0이 될 수는 없는 게 명약관화하지 않은가.

“세상이 좋아졌으니 이제 한국 사회에서 밥 굶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지만, 우리 주변엔 하루 종일 리어카를 끌고 폐지를 주우러 다니거나, 추운 날씨임에도 1~2시간 무료급식소 앞에서 줄을 서는 노인들이 없지 않다.

여러 이유와 조건 탓에 적자 인생을 사는 노인들을 효과적으로 조력할 방안을 국가적 차원에서 고민할 때가 왔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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